[단독] "세상 밖으로"...서울시, 고립·은둔 청년에 '반려식물' 보급한다
"사회 적응력 향상" 목표
서울시가 사회적 관계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고립·은둔 청년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한다. 반려식물을 통해 고립 청년들이 심리·정서적 안정감을 찾고,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초 8,330만 원을 들여 '고립·은둔 청년 반려식물 보급사업 운영 용역' 사업을 발주했다. 조만간 관련 계약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대상자는 서울에 살고 있는 만 19~39세 고립·은둔 청년이다. 시는 정서적·물리적 고립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고립'으로, 외출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이어지는 경우를 '은둔'으로 정의하고 있다.
시는 해당 사업을 통해 고립·은둔 청년 500명을 선정해 각 주거환경에 맞는 반려식물을 보급한다. 이 중 희망자 300명에겐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줄이고 정서 치료에 도움이 되는 원예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별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여자와 반려식물 전문가, 담당 공무원이 함께하는 소통 창구도 만든다.
시는 구직난 등 기존 청년들이 겪는 문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간 겹치면서 고립·은둔 청년 문제가 심각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가 지난해 청년 5,513명을 상대로 진행한 실태조사에서 45.5%가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실직 또는 취업난'을 꼽았다. 서울의 고립·은둔 청년은 12만9,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부터 진행 중인 노인 대상 반려식물 보급 사업 만족도가 높은 것도 이번 사업 추진의 배경이다. 시는 지난해 노인 1,400명에게 산호수, 테이블 야자, 후마타, 레드스타 등 4종 반려식물을 보급했다. 이후 만족도 조사에서 94.1%가 '반려식물이 생활에 활력을 줬다'고 답했다. 시 관계자는 "반려식물로 우울감을 완화하고, 사회 적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려식물이라는 용어가 아직 생소할 수 있지만, 비용적으로도 관리가 훨씬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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