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약 피싱' 일당, 절박한 수험생을 노렸다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일명 '마약 음료'가 유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난 2주간 전국이 떠들썩했습니다. 경찰이 수사해 보니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을 미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저지른 범행으로 파악됐습니다. 대범하게도 수험생인 자녀를 원격으로 인질 삼아 부지불식간에 학부모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부모들의 역린을 건드린 것 아니냐는 평가도 다분합니다.
왜 중요한데? - 수험생들에 치명적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의 '심부름꾼' 역할을 했던 아르바이트생 4명을 통해 유포된 마약 음료는 18병에 달한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 가운데 8병이 실제로 전달돼 피해자들이 시음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현 시점 기준으로 다행히 신체에 이상 반응을 보이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없다고 합니다.
좀 더 설명하면 - 마약 음료 속 필로폰 함량은?
문제는 길 씨가 해당 중국산 우유에 섞었던 필로폰의 양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경찰로부터 감정을 의뢰받은 마약 음료 7개 병에 대해 필로폰 함량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했더니, 100ml 당 최대 0.16mg의 메스암페타민 성분(이하 필로폰)이 검출됐습니다. 국과수는 당초 학생들의 신체 반응 등을 토대로 0.03mg 안팎의 필로폰이 검출된 것으로 잠정 추정했었는데, 정밀 감정 결과 이 수치를 훨씬 웃도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양이 검출되자, 국과수는 더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위해도 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통상 필로폰 투약 범행 1회에 쓰이는 용량이 0.02~0.03m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대여섯 배에 달하는 필로폰이 함유돼 있었던 겁니다. 특히 필로폰을 녹이는 용액이 물이 아니라 우유일 경우, 필로폰이 온전히 녹아들지 않아서 일부는 침전물처럼 가라앉게 된다는 점도 우려의 요소로 꼽힙니다. 다만, 다행인 건 혈관 투약이나 호흡기 투약에 비해 액체로 희석된 경구 투약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디며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점입니다.
한 걸음 더 - 마약 구입 비용 = 치킨값?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먹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공분을 자아내고 충격적인데, 그러한 마약이 일상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7~8년 전만 해도 마약 관련 취재를 하거나 기사를 작성할 때 한국을 가리켜 '마약 청정국'이란 수식어가 붙어 다니곤 했습니다. 물론 그때에도 마약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의미라기보다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잃게 될까 우려된다는 의미에 불과했습니다. 우려는 어느덧 현실이 됐습니다.
배준우 기자ga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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