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마약 발본색원’ 백드롭 걸어두고 대야 공세···지지율 하락에 총력전
‘미래세대를 위해, 마약 발본색원’
17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당대표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뒤로 ‘백드롭’이 내걸렸다. 이날 최고위에서 마약 관련한 발언을 한 지도부 구성원은 없었다. 최고위원들의 발언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집중됐다.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대야 공세를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 당선 이후 처음으로 백드롭 문구를 교체했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된 직후부터 ‘우리의 대답은 오직 민생입니다’라는 백드롭을 써왔다.
교체된 백드롭 문구와 달리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마약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김 대표는 “가히 더불어돈봉투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표는 송영길 전 대표에게 진 빚이 없다면 돈 봉투, ‘쩐당대회’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전원(정책위의장 제외)이 일제히 돈 봉투 관련 메시지를 냈다.
당내에서는 민주당 돈 봉투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자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33.9%)과 더불어민주당(48.8%)의 지지율 격차는 14.9%포인트였다. 원내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지금 당이 민주당 돈 봉투 문제로 총력전을 하고 있는데 마약 문제를 꺼내는 건 갑작스럽지 않나”라며 “사전 회의 때 마약 관련 발언 내용이 없어서 백드롭을 바꿔야 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백드롭은 한 번 해놓으면 최소 2주 정도는 걸어놓는다”며 “민생 목소리를 듣겠다는 내용이 한 달 가까이 너무 오래 있어서 시의성에 맞게 바꾼 것이고, 마약 문제는 워낙 심각해서 앞으로도 계속 최고위에서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용된 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 10~14일 전국 만18세 이상 2506명에게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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