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질 만하면 또"…삼성전자-LGD, 동맹설 지속되는 이유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동맹설'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그간 수차례 협업 가능성이 거론됐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지만, OLED TV 시장이 본격 커지는 만큼 양사의 동맹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가 OLED TV 판매를 본격화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공급과 관련해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에 대해 "시장이 어려워 소원해졌다가 이제 다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협업설은 지난 2021년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특수로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만나 패널 공급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가격 등에서 입장차가 있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만 OLED TV를 판매하고, 홍보에도 적극 나서지 않았다. 삼성전자 OLED TV에 탑재되는 퀀텀닷(QD) OLED 패널 수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OLED TV에 적용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 LG전자가 사용하는 화이트(W)OLED는 흰색 OLED를 발광원으로 쓰며 적색·녹색·청색 컬러 필터를 위에 올려 색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블루 OLED를 발광원으로 사용, 퀀텀닷 소재를 적용한 컬러필터를 입힌 QD OLED를 사용하고 있다.
QD OLED 패널 수율이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 들어 OLED TV 판매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패널 수율은 9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물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와의 협상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연간 생산량은 150만 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니 등 타 고객사에게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받을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이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WOLED의 경우 연간 출하량이 760만 대로 전망된다. 전 세계 TV용 OLED 패널 출하량(910만 대)에서 83.5%의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대비 5배 규모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LG디스플레이와의 동맹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OLED TV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OLED TV 시장 규모가 117억 달러로, 전년보다 5.7% 성장할 것으로 봤다.
올해 전체 TV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5.2% 감소한 971억 달러로, 5년 만에 1천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TV 시장 규모가 감소하는 상황에도 OLED TV의 경우 성장이 지속되는 셈이다.
하이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WOLED TV 패널이 올해 100만~150만 장에서 2023년 400만 장, 2024년 500만 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TV 패널 생산량은 연 130만 장으로 추정되는데, 삼성전자가 연 4천만 대 이상의 TV를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적은 수준"이라며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 구매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최근 '2023 OLED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업에 대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블랙프라이 등이 집중된 하반기에 대기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맞춰 삼성전자가 OLED TV 물량을 다수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사용한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도 협업설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8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의 협상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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