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만들고, ‘희토류’ 추출하고...삼성·애플의 폐휴대폰 ‘연금술’
삼성전자의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은 베트남·인도·파푸아뉴기니 등의 일부 안과 병원에서 망막 및 시신경 질환, 녹내장 등을 검사하는 의료기기로 사용된다. 의료진이 갤럭시의 후면 카메라로 눈 안쪽 표면(안저)를 촬영하면 스마트폰 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사진을 분석해 안질환 여부를 1차로 진단한다.
이는 삼성전자와 연세대학교 병원, 스타트업 랩SD 등이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2018년부터 보급을 시작했다. 중고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천만~1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안저 카메라’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고, 휴대할 수 있어 현지 의료진이 오지 등을 방문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도에서만 15만명 정도의 환자가 이 휴대용 안저 카메라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중고 스마트폰을 새로운 제품으로 변신시키는 ‘업사이클링’을 추진하거나, 완전히 분해한 뒤 희귀 금속을 추출해 새로운 스마트폰에 재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구의날을 맞아 삼성 계열사 직원 대상으로 ‘폐휴대폰 수거 캠폐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지구의날마다 진행하는 이 캠페인에 지금까지 휴대폰 6만4330대가 수거됐다. 삼성전자는 수거한 폐휴대폰을 분해한 뒤 부품에서 금·은·구리 등을 추출해 재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객이 더 이상 쓰지 않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센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갤럭시 업사이클링 앳 홈’ 기능도 제공한다.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에 연결하면 ‘소리 센서’나 ‘조도 센서’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중고 갤럭시를 스마트싱스에 연결한 뒤 아기 울음소리, 강아지 짓는 소리 등 특정 소리를 감지하도록 선택하면, 중고 갤럭시가 해당 소리를 감지했을 때 이를 스마트싱스를 통해 고객의 현재 스마트폰에 ‘알림’ 방식으로 전달한다. 단 갤럭시S9이나 노트9 제품 이상 제품만 소리·조도 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애플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오는 2025년까지 애플이 설계하는 모든 배터리에 재생 코발트를 100%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또 2025년까지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 들어가는 자석도 100% 재활용 희토류를 사용하고, 기판 등에 들어가는 금도 모두 재활용 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애플의 중국 재활용 협력업체에는 ‘데이브’라는 아이폰 분해 로봇도 설치됐다. 데이브는 아이폰의 탭틱 엔진을 분해해 희토류, 텅스텐, 강철 등의 소재를 회수하는 로봇이다. 애플은 “이 로봇을 활용하면 희토류 원소를 회수하는 공정을 한층 가속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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