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저장 중 술 먹고 잔 사이 충전소 폭발…책임자들 집유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3일 오전 1시30분께 광주 광산구 모 가스충전소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소방당국이 막바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다. 2021.04.03.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가스 누출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해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폭발·화재를 일으킨 3명이 금고형의 집행을 유예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고상영 부장판사)는 업무상 실화·과실폭발성물건파열과 액화석유가스의 안전 관리·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LPG 공급(특수화물·탱크로리) 사업자 A(42)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가스충전소 안전관리원 B(57)씨에게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가스충전소 운영자 C(70)씨에게는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지난 2021년 4월 3일 오전 1시 26분 광주 광산구 모 가스충전소의 각종 시설물을 폭발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배관 균열에 따라 틈 사이로 가스가 누출되며 폭발과 함께 불이 났고, 353㎡ 규모 충전소 사무실 등이 타면서 3억 6984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A씨는 B·C씨의 입회 없이 혼자 탱크로리 차에 실린 가스를 지하 저장고로 옮겼다. A씨는 충전 현장을 떠났다 술을 마시고 다시 돌아와 배관 접속 부분의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탱크로리 차로 들어가 잠잔 것으로 드러났다.

B·C씨도 배관 연결·밸브 조작 상태 확인을 통한 가스 누출 예방 의무, 긴급 상황 시 누출 방지 조치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는 파열·화재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 행위자로 죄책이 무겁다. 다만 B·C씨의 편의를 위해 혼자 가스를 충전하다 이 사건에 이른 점, 배관 파열이라는 충전소 시설 하자가 사고 발생에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A씨에게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B·C씨도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를 일으킨 책임이 있다. 각자의 책임 범위, 공제조합을 통해 재산 피해가 회복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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