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만 12억시간 … 넷플 먹여살리는 K콘텐츠

박대의 기자(pashapark@mk.co.kr) 2023. 4. 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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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어권作 시청 30억시간 중
한국 작품이 전체 41% 차지
3개월만에 작년 3분의 1 돌파
더글로리·일타스캔들 인기에
철인왕후·여신강림은 '역주행'
피지컬100으로 예능도 주목
올해 1분기 넷플릭스 시청시간 4억8596만시간을 기록한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

전 세계 시청자들을 꾸준히 사로잡고 있는 한국 콘텐츠의 힘이 올해도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증명됐다. 올해 첫 3개월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전체 콘텐츠 시청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한국 콘텐츠가 차지한 것. 대표적인 K콘텐츠로 꼽히는 드라마는 장르물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작품이 순위권에 올랐고, 좀처럼 기세를 펴지 못했던 한국 예능 프로그램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 콘텐츠가 질적 성장을 이루며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시기로,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올해 1분기 넷플릭스 시청시간 1억5758만시간을 기록한 드라마 '일타 스캔들' 한 장면. 넷플릭스

17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부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3월 26일까지 3개월간 누적 시청 시간은 총 30억1256만시간으로 집계됐다. 이 중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 한국 콘텐츠의 시청 시간은 약 12억4232만시간으로 전체 시청 시간의 41%를 차지했다. 올해는 초반부터 세계적인 흥행작이 쏟아지면서 1분기 만에 2022년 1년간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 기록(약 36억733만시간)의 3분의 1을 넘어섰다. 학교폭력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소개하며 전 세계인의 공감대를 이끌어낸 '더 글로리'는 시청 시간 약 4억8596만시간을 기록해 이 기간 한국 콘텐츠가 화제성을 얻는 데 크게 기여했다.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의 복수가 시작된 파트2는 지난달 10일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1위에 오르며 큰 관심을 입증했다. 국내 사교육의 현주소를 배경으로 1타 강사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일타 스캔들'도 약 1억5758만시간의 기록으로 한국식 로맨스의 지속적인 인기를 이어갔다.

앞서 공개된 작품이 소위 '역주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월 초 종영한 '환혼' 파트2는 1분기 6차례 10위권에 오르면서 8769만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방영된 파트1도 순위권에 진입해 약 2651만시간을 더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사극 열기에 힘입어 2021년 종영한 '철인왕후'(약 1억492만시간)가 10위권에 재진입했고, '여신강림'(약 3145만시간)도 재차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에 편중된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예능으로 확장된 첫 시기라는 점도 눈에 띈다. 서바이벌 스포츠 예능 '피지컬 100'은 방영 5주간 꾸준히 순위권에 오르며 시청 시간 약 1억9263만시간을 기록했다.

이 플랫폼이 전 세계 회원의 콘텐츠 시청 시간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6월부터다. 지난해 연간 비영어권 부문 시청 시간은 총 98억8997만시간으로, 이 중 한국 콘텐츠는 36.5%를 차지했다.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의 지속적인 시청 유입과 함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약 6억6209만시간), '지금 우리 학교는'(약 6억5951만시간), '사내맞선'(약 2억7911만시간), '소년비행'(약 1억3456만시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약 1억3351만시간), '수리남'(약 1억3035만시간), '우리들의 블루스'(약 1억515만시간) 등 신규 작품이 연이어 인기를 얻으며 연중 한국 콘텐츠의 주목도를 높였다.

올해도 기대작이 잇따라 공개된다. 'D.P.' '스위트 홈' 등 인기 작품의 후속작이 올해 하반기 공개를 확정했고 역사물(도적: 칼의 소리·경성크리처), 인기 원작의 리메이크(너의 시간 속으로·이두나!) 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혜미 스튜디오드래곤 사업전략담당은 "이전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최근에는 크리처(사람을 잡아먹거나 살해하는 괴물이 등장하는 작품)나 휴먼, 미스터리, 판타지, 사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소비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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