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지? 이게 진짜야...'특별한 손님' 앞에서 '특별했던 물세례'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파나마 특급' 아리엘 후라도(27)가 특별한 손님들 앞에서 KBO리그 첫 승의 기쁨을 화끈한 물세례로 받았다.
후라도는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키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함께했다. 주한 파나마 대사관 직원 17명이 파나마 출신인 후라도를 응원하기 위해 고척 스카이돔을 방문한 것이다. 파나마에서 야구는 국민 스포츠로 불릴 만큼 인기가 많다. 그래서 이들에게 후라도는 자랑스러운 자국민이었다. 경기 내내 파나마 국기를 흔들며 응원했고 후라도는 특별한 손님의 열열한 응원을 받으며 호투했고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키움 선수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고 후라도는 수훈 선수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잠시 뒤 그라운드를 떠났던 키움 투수들이 몰래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손에는 물병과 얼음통, 아이스박스 등 다양하게 들려져 있었고 후라도 뒤에 조용히 숨어 있었다.
인터뷰를 마친 후라도가 더그아웃 쪽으로 걸어오자 가장 먼저 안우진을 돌진했다. 안우진은 물을 가득 채운 얼음통을 후라도의 머리 위로 부었고 다른 선수들도 물을 뿌리며 축하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후라도가 '이제 끝났구다'라고 생각할 순간 장재영이 뒤에서 물이 가득 찬 아이스박스를 들이부었다. 이번에는 엄청난 양의 물세례였고 후라도는 '당했구나'라는 표정의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키움 선수들과 팬들은 엄청난 물세례를 받은 후라도에게 박수치며 KBO리그 첫 승을 축하했다.
후라도는 키움이 신규 외국인 선수의 상한액 100만달러을 꽉 채워 영입할 만큼 기대가 큰 외국인 투수였다. 하지만 지난 2경기에서 야수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초반 실점 위기를 극복한 후라도는 투구 템포를 조절해 가면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한편 후라도는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했고 이후 뉴욕 메츠와 도미니카 윈터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활약한 선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45경기에 등판해 12승 16패 평균자책점 5.97, 마이너리그 통산 131경기에 등판해 47승 2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9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파나마 본선 진출을 이끌기도 했던 국가대표 경험까지 있는 선수로 키움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선수다.
[파나마 대사관 직원들의 응원받으며 KBO리그 첫 승을 달성한 후라도가 키움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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