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부모 모시고 간다”… 경찰에 주소-비번 보낸 20대딸, 부모와 숨진채 발견

광주=이경진기자 2023. 4. 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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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의 한 빌라에서 60대 부부와 딸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16일) 오후 10시 11분경 광주시 고산동의 한 빌라에서 부부 사이인 남성 A 씨(67)와 여성 B 씨(69), 딸 C 씨(29)가 흉기에 찔려 숨친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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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의 한 빌라에서 60대 부부와 딸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16일) 오후 10시 11분경 광주시 고산동의 한 빌라에서 부부 사이인 남성 A 씨(67)와 여성 B 씨(69), 딸 C 씨(29)가 흉기에 찔려 숨친 채 발견됐다.

경찰은 C 씨로부터 자택주소와 현관 비밀번호가 담긴 예약 문자를 112로 접수받고 현장에 도착해 숨진 가족을 발견했다. A 씨는 흉기에 찔린 채 안방에 쓰러져 있었다. B 씨와 C 씨는 목 등에 흉기에 찔려 숨진 채 거실에서 발견됐다. 집에서는 A4 용지 반장 분량에 “아픈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는 취지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에서 침입 흔적이 없는 것을 감안할 때 C 씨가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C 씨는 평소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부부의 병원진료 내역 등을 관계기관에서 확인하고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과 함께 유서 내용 처럼 A 씨 부부의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시에 따르면 A 씨 가족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 대출이 있긴 하지만 자가로 거주했고 전기 및 수도요금 등 공과금이 연체된 사실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자택 인근에서 만난 이웃 주민은 “최근까지 A 씨의 건강이 특별히 안 좋아 보이진 않았다. 텃밭에 꽃도 심고 담배도 피우는 일상적인 모습이었다”고 했다. 경찰은 A 씨의 친척 및 지인, 인근 주민의 증언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광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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