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저점매수 기회?...美 은행주 쓸어담은 서학개미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4. 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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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연쇄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우려가 불거졌으나 서학개미들은 최근 한 달 간 미국 은행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3월15일~4월14일) 서학개미 순매수 주식 2위는 퍼스트리퍼블릭뱅크(FIRST REPUBLIC BANK)였다. 순매수 금액은 1억35만달러(1316억원)에 달했다.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으로 꼽히는 퍼스트리퍼블릭뱅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소지역은행으로 SVB 사태 이후 파산 위험이 커지면서 올 들어 주가가 89%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퍼스트 리퍼블릭은 “신중한 관리·감독의 한 방법으로서 우선주에 대한 배당금 지급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는데, 일단락됐던 은행권 위기가 재점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서학개미들은 미국 대형 은행주의 주가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장지수증권(ETN)인 ‘BMO MICROSECTORS US BIG BANKS INDEX 3X LEVERAGED ETN’도 4660만달러(약 611억원) 순매수했다.

이 외에도 JP모간(3143만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3029만달러) 등 다른 은행주들 역시 서학개미 순매수 10위 안에 들었다. SVB 사태 후폭풍으로 은행주가 동반 조정을 받으면서 서학개미들이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형은행인 JP모건과 시티은행 등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호실적을 시현하며 미 은행주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JP모건과 시티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126억달러, 4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 7% 증가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를 각각 20%, 10% 웃도는 수준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익 개선의 주된 요인은 이자이익 증가 때문으로 JP모건의 순이자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9%나 증가했고, 순이자마진(NIM)은 4분기말 2.47%에서 2.63%로 16bp 추가 상승했다”며 “이는 기준금리 상승 효과와 SVB 파산에 따른 반사 수혜 때문으로 JP모건의 NIM 2.63%는 최근 10년래 최고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대형은행과 국내 은행의 펀더멘털이 다르다는 점에서 미국 은행의 호실적과 국내 은행 실적과 연관은 없으나 SVB발 금융위기 우려가 사실상 끝났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외국인 매수세 전환 등 국내 은행주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상장폐지된 SVB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연금도 관련 주식과 채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크레디트스위스 채권을 위탁운용으로 1359억원(해외채권 자산군 내 0.21%) 투자 중이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기로 해 위기는 넘겼지만, 이번 인수과정에서 스위스 금융당국(FINMA)이 170억달러 규모의 후순위 채권의 가치는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혀 손실 우려가 크다.

국민연금은 또 최근 파산한 미국 뉴욕의 시그니처뱅크 주식은 35억원, 앞서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주식과 채권은 모두 1389억원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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