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범죄'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1병에 필로폰 3회 분량
[앵커]
고등학생을 상대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배포된 마약 음료에는 3회분에 해당하는 필로폰이 들어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번 범죄가 수익을 늘리기 위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신종 범죄로 보고 윗선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박정현 기자!
[기자]
네 사회1부입니다.
[앵커]
마약 음료가 만들어진 과정이 공개됐다고요?
[기자]
네, 경찰이 공개한 CCTV 화면 먼저 보시겠습니다.
인천 십정동에 있는 주택 지하 창고인데요,
여러 물건이 잡다하게 쌓인 선반과 맨 밑 칸 붙어있는 흰 종이가 보이실 겁니다.
이 선반 맨 밑 칸에는 마약 음료에 쓰인 필로폰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지난달, 20대 길 모 씨는 이 같은 '던지기 수법'을 통해 필로폰 10g을 손에 넣었습니다.
길 씨는 중국산 우유에 필로폰을 섞어서 마약 음료를 만든 뒤 국제 우편으로 받은 공병 100병에 넣었습니다.
또, 구인 구직 사이트 등에 판촉 행사를 가장한 글을 올려서 마약 음료를 나눠줄 배포책도 모집했습니다.
마약 음료 1병에는 통상 필로폰 1회 투약분으로 보는 0.03g의 3배가 넘는 0.1g이 들어갔는데요,
경찰은 투약 경험이 없는 미성년자가 먹으면 급성 중독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학생 피해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모두 9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들 가운데 1병을 모두 마신 학생 피해자 1명은 일주일 동안 상당한 부작용에 시달렸고, 다른 피해자 5명도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경찰은 지금까지 음료를 제조한 20대 길 모 씨를 비롯해 배포책 등 7명을 붙잡았습니다.
이 가운데 오늘 길 씨와 피해자들에게 걸려온 협박 전화의 발신지를 조작해준 혐의를 받는 30대 김 모 씨를 검찰에 구속 상태로 넘겼습니다.
또, 길 씨에게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 혐의로 박 모 씨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길 씨는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 국적의 이 모 씨 등에게 범행을 지시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오늘(17일) 검찰 이송 전 취재진 앞에 선 길 씨는 중국에 있는 이 씨로부터 음료를 제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씨를 포함해 중국에 있는 윗선을 모르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는데요,
그러나 경찰은 길 씨와 이 씨가 중학교 동창 사이인 점을 확인했고 이 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몸담고 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씨가 지난해 10월 보이스피싱 범죄를 목적으로 중국에 출국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경찰은 이번 사건을 마약범죄에 전형적인 피싱범죄 수법이 도입된 신종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경찰은 이 씨를 비롯해 중국에서 범행을 지시한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등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윗선으로 추정되는 이들 피의자가 이용한 SNS 계정 등도 압수수색 해서,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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