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효과 감감 무소식···내수중심 회복·자급률 향상 영향
최근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따른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이유는 중국이 서비스 등 내수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산업 자급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 경제가 서비스업 위주로 성장하면 한국은 그에 따른 수혜를 거의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를 보면 중국경제는 리오프닝을 실시한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에 대한 영향은 가시화되지 않는 모습이다. 대중 수출 및 중국 단체 관광객 회복을 노렸던 한국으로서는 예상했던 기대 효과가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4월 중국 봉쇄조치 이후 급격히 둔화했고, 최근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31.7% 감소했고, 올 1분기에도 마이너스 44.5%로 감소세가 확대됐다. 반면 대중 수입은 최근 원자재 수입이 늘면서 수출에 비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발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데 수입은 늘면서 1분기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78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가시화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회복이 내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의존도가 낮은 음식·숙박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휴대전화,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하면서 관련한 수입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은이 중국 성장의 국가별 영향을 추산한 결과, 중국 성장률이 제조업 위주로 1%포인트 높아지면 한국의 성장률은 0.1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 성장률이 서비스업 위주로 1%포인트 오르는 경우, 한국 성장률 개선폭은 0.08%포인트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제조업·정보기술(IT) 비중이 큰 국가에서 공통적이다. 중국 성장률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포인트 높아지면 한국·일본·베트남·싱가포르·대만의 성장률 수혜는 평균 0.09%포인트 정도에 그친다.
임근형 한은 국제무역팀장은 “최근 중국 리오프닝 파급 효과가 지연되는 것은 중국 경제의 내수 중심 회복과 IT 부문 등의 높은 재고 수준에 주로 기인한다”며 “중국의 자급률 상승도 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인 관광객 회복도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불허하는데다 항공편 부족 등으로 더딘 상태다. 임 팀장은 “앞으로 대중 수출은 당분간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 경기 부진 완화와 중국 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IT 경기의 회복 시점 및 속도,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상존해 있다”고 전망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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