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4월 결정도 오리무중...한전·가스공사 부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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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폭과 시점이 오리무중이다.
당초 지난 3월 31일 발표하기로 했던 전기·가스요금 요금 인상안을 정부·여당이 잠정 연기했지만, 발표시점과 인상폭을 여전히 잡지 못하고 있는 것.
■천문학적 부실 쌓여가는 한전·가스공사 정부와 여당이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미루면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가 조직의 존립 자체를 뒤흔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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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4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폭과 시점이 오리무중이다. 당초 지난 3월 31일 발표하기로 했던 전기·가스요금 요금 인상안을 정부·여당이 잠정 연기했지만, 발표시점과 인상폭을 여전히 잡지 못하고 있는 것. 이러는 과정 속에서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적자와 미수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태다. 수입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전기와 도시가스를 판매하는 것이 한전과 가스공사 적자의 근본적 원인임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수준의 인상폭과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국민의 힘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중 2·4분기 전기요금 인상안 발표를 계획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날짜와 인상폭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이날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 계획과 관련 "(한전, 가스공사에 대한)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고 산업부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인상시기보다는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산업부 관계자 역시 "여당과 인상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면서도 "인상 폭과 관련해서는 ㎾h(킬로와트시)당 10원 이상 인상을 요구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전기요금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지난 3월 31일 발표하기로 했던 전기·가스요금 요금 인상안이 잠정 연기된데 이어 발표가 보름 넘게 미뤄지고 있는 것은 지지율 말고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 더욱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국정지지율 30%선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에너지요금 조정이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여당이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미루면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가 조직의 존립 자체를 뒤흔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몰렸다. 지난해 한전은 약 3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가스공사의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은 8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한전의 평균 전기 판매가격은 올 1월 기준 ㎾h당 147.0원인데 팔 전기를 사오는 가격은 164.2원/㎾h으로 운영비를 뺀 원가만으로도 약 12% 손해보면서 팔았다. 이마저도 산업부가 1년 한시 도입한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를 통해 민간 발전사의 이익을 제한한 결과다. 산업부가 규정에 따라 이 제도 적용을 해제한 3월 전기 도매가는 약 220/㎾h까지 치솟았다. 한전 임직원의 급여나 송·배전 등 운영비를 뺀 원가만으로도 30%가량을 밑지며 전기를 공급했다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올해도 손해를 감수한 채 국내에 LNG를 공급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이달초 자체 추산한 민수용 천연가스 원가회수율은 62.4%에 불과하다. LNG를 100원에 수입해 와서 62.4원에 팔고 있다는 의미다. 가스공사는 법적으로 국내 천연가스 공급 단가에 원가를 반영하고 있어 수치상으론 영업적자를 기록하지 않지만, 실제론 정부의 가격 통제 아래 국내 도시가스 공급사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채 미수금으로 남겨놓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2조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여당이 한전과 가스공사에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올해 각각 1조5000억원, 2조7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재정건전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누적된 빚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요금인상이라는 근본적 해결책을 더이상 피해갈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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