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협상 장기화에 ···4400억弗 MMF 인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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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권 불안 이후 막대한 투자 자금을 흡수한 '머니마켓펀드(MMF)'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MMF 자금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 초단기 미국 국채 시장에서 '인출 러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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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협상 길어지면 단기 국채 매매 힘들어
ECB "美 디폴트 발생땐 전세계에 부정적"
미국 은행권 불안 이후 막대한 투자 자금을 흡수한 ‘머니마켓펀드(MMF)’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MMF 자금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 초단기 미국 국채 시장에서 ‘인출 러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 디폴트(채무 불이행) 예상 시점과 만기가 비슷한 초단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는 등 시장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 시간)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을 둘러싼 교착이 길어지면 미국 초단기 국채의 매입과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는 MMF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MMF는 금융기관이 고객의 돈을 받아 만기 1년 이하의 초단기 국채, 양도성예금증서(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데이터 제공 업체 EPFR에 따르면 은행권 불안이 번진 3월 초부터 현재까지 MMF에는 무려 4400억 달러(약 577조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기점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중소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해 MMF로 옮겨 담은 영향이다.
문제는 MMF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이 미국의 초단기 국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1월 법정 한도에 도달했지만 의회가 한도 상향 합의에 실패해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의회예산국이 예상한 연방정부의 현금 고갈 시점, 즉 디폴트 시점은 7~9월이다. RBC글로벌자산운용의 안제이 스키바 수석위원은 “부채 한도 이슈는 정부 MMF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은행권 불안 와중에 연방정부의 차입 능력이 고갈되면 MMF에 상당한 변동성이 발생하고 인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디폴트 가능 시점과 시기가 겹치는 7~8월 만기 국채 투자를 기피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개월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17일 새벽 기준 4.98%로 6개월 이상~30년 이하 국채 수익률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FT는 “이번 주 3개월물 국채에 대한 수요가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의 디폴트가 일어난다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그런 재앙이 일어나도록 사태를 방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앞서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의 국가부채 한도 상향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이는 미국 주가 폭락을 비롯해 전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낳았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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