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비 빌려 써" 온갖 소음 내며 공사 현장 방해해 15억 원 뜯은 건설 노조

온종일 아기 울음 소리·개 짖는 소리·총 소리 등 소음 방해

경기남부경찰청 청사 건물 = 사진출처 : 경기남부경찰청

"공사현장에 온종일 아기 울음소리가?"

거짓말처럼 들리지만 최근 한 공사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공사현장에선 개 짖는 소리가, 또 다른 현장에선 총소리가 온종일 울려 퍼졌습니다.

모두 실제 상황은 아니고 확성기에서 나온 녹음된 소리였는데요.

놀랍게도 모 건설산업노조에서 공사 업체를 압박하려고 낸 집회 소음입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처럼 아기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 총소리 등 집회 소음을 내며 전국의 건설 현장에서 15억 원을 갈취한 혐의로 모 건설 노동조합 간부 3명을 구속했습니다.

경기 오산시에 사무실이 있는 이들은 지난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의 기초공사가 진행되는 공사현장을 물색했습니다.

이 중 수십 곳을 골라 자신들이 소유한 건설장비를 임대해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공사 업체가 거절하면 현장 출입구를 막거나 집회를 열어 공사를 방해하며 결국 돈을 받아냈습니다.

노조원이 차량 밑에 들어가 공사 방해하는 모습 = 사진출처 : 경기남부경찰청

아기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 등은 공사 현장 작업자들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낸 거북한 소음이었습니다.

이들은 전국 공사현장을 지역별로 나눠 집회만 전담하는 노조원을 따로 고용하고 집회 현장을 지키는 일용직 인력까지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조의 협박과 강요에 못 이긴 피해 업체들은 기존 장비 임대료보다 200만~300만 원 비싼 금액을 노조에 지급했습니다.

심지어 쓰지도 않은 장비의 임대료로 지급하거나 노조 발전기금, 전임비 명목으로 낸 돈도 있었습니다.

구속된 노조원들은 정당한 집회였다고 주장하거나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쟁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속된 이들을 검찰에 넘긴 경찰은 이들과 함께 활동한 노조원 7명도 공범으로 입건하는 등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 윤길환 기자 / luvleo@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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