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보다 정,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잔류한 결정적 순간 [V-포커스]

조건보다는 '정'이었다.

올 시즌 뜨거운 여자배구 FA 시장에서 가장 큰 이적사가였던 ‘배구황제’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동행을 이어간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김연경과의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총 보수액 7억 7500만원(연봉 4억 7500만원, 옵션 3억원)에 1년 계약이다. 이로써 김연경은 지난 2005년 V리그 데뷔 이후 맞은 첫 FA에서 원 소속팀에 남는 선택을 했다.

김연경은 지난 2005년 V리그 데뷔 이후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 리그에서 활동한 것을 제외하면 흥국생명 소속으로 경기를 뛰었다. 구단과 선수 사이의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지난 2020년 튀르키예의 엑자시바시에서 흥국생명으로 돌아오며 구단과의 의리를 지켰다.

이후 상하이를 거쳐 지난해 흥국생명으로 복귀한 김연경은 2022-23 시증을 끝내고 마침내 FA 자격을 획득하며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미 FA 선언이 있기 전부터 많은 구단이 군침을 흘렸을 정도로 김연경의 행선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기존 흥국생명의 연봉을 상회하는 연봉과 조건을 제시한 팀도 있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조건보다 원 소속팀과의 '정'을 택했다. 여러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심하던 김연경은 고민 끝에 계속해서 핑크색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이미 유럽시절 그와 함께했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설득이 결정적이었다. 그의 비전제시에 김연경은 마음을 다잡았고, 흥국생명 잔류를 결정지었다.

김연경은 “내 생애 처음 맞이하는 FA라 생각이 많았다. 감독님의 시즌 구상 계획이 내 마음을 결정하게 만든 큰 이유였다. 지난 시즌 6천석을 가득 채워준 팬들의 함성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에 아쉽게 놓친 우승컵을 다음 시즌에는 꼭 들어 올리고 싶다. 또한 그동안 많은 배려를 해주신 흥국생명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계약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은 배구 선수로서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 등 많은 부분에 있어서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라 생각한다. 이런 선수와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단은 ”흥국생명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연경 선수와 FA 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기쁘다. 김연경 선수와의 계약은 다음 시즌 통합 우승으로 가는 첫 단추를 채운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명문구단으로서 팬들에게 우승컵을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KOV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