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돈봉투당·쩐당대회 게이트” 與, 민주당 돈 봉투 의혹 맹폭

2023. 4. 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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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송영길에 빚 없다면 수사 협조 촉구해야”
이재명, 공개 사과…“송영길 조기 귀국 요청”
野중진들도 쓴소리 “사실이면 민주주의 근본적 위협”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제기된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연일 저격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의 관계를 언급하며 이재명 현 대표까지 겨냥하고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가히 ‘더불어돈봉투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쩐당대회’의 핵심에 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하루빨리 귀국해서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밝히는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번 의혹의 시발점이 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폰 녹취록을 언급했다. 그는 “(녹취록에서) 오빠, 형님으로 서로 호칭하며 ‘돈 봉투가 추가로 필요하다’, ‘호남은 해야 한다’, ‘하는 김에 해야 한다’ 등 아주 자연스러운 대화를 보면서 민주당에서 돈 봉투가 일상화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간의 선거 과정에서 늘 있었던 대화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돈 봉투를 운운한 당사자들의 대화 속에 오랜 익숙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정치검찰의 기획수사라느니, 야당탄압이라느니 하는 당치않은 주장을 펼치다가 그 주장이 먹히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당 내 적당한 기구에서 자체조사를 하겠다고 한다”며 “아시다시피 민주당의 자정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 심판은커녕 각종 부패한 범죄혐의자를 보호하기에 급급했던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의 단호한 태도를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이 대표가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인천 계양을)를 이어받았다는 점 등을 들며 두 사람을 ‘밀월 관계’, ‘이심송심(李心宋心)’으로 표현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송영길 전 대표에게 진 빚이 없다면 돈 봉투 쩐당대회 관련자들에게 철저한 수사 협조를 하라고 촉구해야 마땅하다”며 “송영길 전 대표를 즉각 귀국 조치시키고, 관련 민주당 의원 등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남용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출석하도록 조치하는 등으로 엄중한 지시를 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번 쩐당대회 게이트는 이재명 게이트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며 “이권 개입을 위해 도원결의를 맺은 의형제들과 이들의 집단 금품 살포, 최측근들의 불법 선거자금 수수를 알고도 용인한 수장, 문제가 터지자 개인 일탈이라며 재빨리 꼬리 자르기, 수많은 녹취록과 증거가 나와도 검찰수사를 조작이라며 폄하하는 모습들, 이것이 ‘꼬리 자르기당’ 민주당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또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올해 기소된 민주당 의원만 4명이고, 이번 쩐당대회 관련자들까지 합하면 이미 20명을 가볍게 넘기고 있다”며 “민주당이 왜 그토록 검수완박을 밀어붙였는지 더욱 명약관화(明若觀火)해졌다”고 말했다.

청탁 대가 명목으로 사업가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연합]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앞서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의혹이 총선을 앞두고 민심 악화 사태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정확한 사실규명과 빠른 사태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모두 알다시피 당이 사실규명을 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확인된 사실관계에 따라 상응하는 책임조치를 다 할 것이고 이번 사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근본적 재발장지 대책도 확실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도 이번 의혹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거기(녹취록)에 나온 인물들 중 상당수 인물들이 아는 사람들”이라며 “상식적인 수준에서 보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과정 중에 이런 돈 봉투 돈을 주고받았다면 이건 선거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훼손이고 위협이고 또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4선 의원 출신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가) 자진 귀국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예단을 하고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황이나 내용들을 보면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 전 검찰 수사로 붉어진 지난 전당대회 관련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시 후보이던 송영길 전 대표 캠프 측 관계자 9명이 국회의원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임세준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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