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핑크 타이드' 바람···파라과이도 합류하나

김지희 기자 2023. 4. 17. 16: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0년 넘게 우파 정권이 집권하며 '우파 텃밭'으로 여겨져온 남미 파라과이의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ABC콜로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달 30일 파라과이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 좌파 계열의 정통급진자유당(PLRA) 소속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가 집권당인 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 후보를 앞서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중남미 영향력 확대
좌파 알레그레 대선 지지율 40%
우파 집권당 페냐에 5%P차 앞서
아르헨·브라질·페루 이은 좌회전
中 경협확대·안보동맹···美 긴장
파라과이 대선 후보인 야당 정통급진자유당 소속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 AP연합뉴스
파라과이 대선이 임박한 16일(현지 시간) 수도 아순시온에서 야당 정통급진자유당 소속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의 지지자들이 유세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70년 넘게 우파 정권이 집권하며 ‘우파 텃밭’으로 여겨져온 남미 파라과이의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선거를 2주가량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중도 좌파 계열의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앞서기 시작하면서다. 지난 해 말 남미 1위 경제 대국 브라질의 합류로 중남미 주요국에 모두 좌파 정부가 들어서는 2차 ‘핑크타이드’가 본격화한 가운데 파라과이에도 핑크빛 물결이 일지 주목된다.

16일(현지 시간) ABC콜로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달 30일 파라과이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 좌파 계열의 정통급진자유당(PLRA) 소속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가 집권당인 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 후보를 앞서고 있다. 알레그레 후보는 10일 발표된 다토스의 여론조사에서 40.6%의 지지율을 나타내며 35.5%를 기록한 페냐 후보를 따돌렸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페냐 후보에게 밀리던 알레그레 후보는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페냐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기 시작했다.

사진 설명

파라과이에서 좌파 후보의 선전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1947년 이후 집권 여당이 야당에 대통령 자리를 내준 적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단 4년에 불과하다. 중도 좌파 성향의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이 한 차례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그조차도 탄핵당하며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현재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알레그레 후보 역시 앞서 2013년과 2018년 대선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현지 매체들은 보수 여당의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과 연이은 부패 의혹에 민심이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알레그레 후보의 당선이 현실화할 경우 중남미 전체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중남미에 좌파 열풍이 불면서 멕시코를 시작으로 2019년 아르헨티나, 2020년 볼리비아, 2021년 페루, 2022년 콜롬비아·브라질에 줄줄이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우파 정권이 버티고 있는 국가는 파라과이를 비롯해 우루과이·에콰도르·과테말라 정도다.

중남미와 인접한 미국은 난감한 상황이 됐다. 가뜩이나 경제를 중심으로 중남미 국가들과 중국의 밀착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전 집권 기간 동안 브릭스(BRICS)를 앞세워 중국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최근 행보도 미국에는 부담이다. 룰라 대통령은 14일 중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미국의 패권에 맞선 다자주의 강화를 선언하고 ‘탈달러’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알레그레 후보 역시 친중 성향이 짙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1957년 수교 이후 60여 년간 이어진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끝낼 수 있다”며 “가축과 곡물 분야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