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공정거래 사법리스크 … 로펌 '특급 해결사'로
檢, 기업수사 확대 기조 움직임
대형 로펌, 공정거래 전담팀 강화
공정위·검찰·법원 출신 전문가 영입
조사·수사·재판 전방위 지원 이어
기업 준법시스템 점검 사전예방도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부처가 아니다. 경제사법기관이 돼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1월 26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공정위가 경제사법기관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공정위는 경제사법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대대적인 조직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검찰에서도 최근 검찰의 기업에 대한 공정거래범죄 수사가 횡령, 배임 등 기업범죄일반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띠면서 적극적으로 기소하고 있다.
로펌들은 커져가는 기업들의 공정거래법 법률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리는 등 관련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공정위, 검찰, 법원으로 이어지는 공정거래법 사건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기 위해 출신별 공정거래 전문가를 영입해 전담팀을 강화하고 있다. 또 사후처리뿐 아니라 사전예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공정위 출신 전문가들이 공정위의 자율준수 프로그램과 관련해 각 기업들의 준법시스템을 점검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해 사법리스크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공정거래팀은 정영진·김진오 변호사가 이끌고 있으며 매년 세계적인 로펌 평가 기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영국의 로펌 평가매체 '후즈 후 리걸(Who's Who Legal)'이 공정거래 분야에서 선정한 한국 변호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김앤장 소속이었다. 변호사, 회계사, 경제학 박사, 산업 전문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150여 명의 전문가 역량을 결집한 배경 덕이다. 김앤장은 최근 1년 동안 홍기만 전 서울고법 판사, 진상훈 전 서울고법 판사, 김인원 전 공정위 사무관, 오규성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 곽세붕 전 공정위 상임위원, 이승규 전 공수처 검사, 황은규·신원일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영입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올해 1월 형사 및 공정거래 분야의 핵심 전문가 60여 명으로 구성된 '공정거래형사대응센터'를 출범했다. 최근 검찰의 공정거래 수사 전선이 경제범죄까지 확대되는 등 기업의 공정거래 이슈가 형사 이슈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 공정거래형사대응센터는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와 강력한 포렌식 역량으로 공정위 조사 단계부터 소송까지 전 단계를 원스톱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센터장인 허철호 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출신 김정환 변호사를 중심으로 기업수사·공정거래형사 등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찰 출신 전문가, 태평양 공정거래그룹장인 김홍기 변호사 및 공정위 출신 채규하, 정중원, 권철현 고문 등 공정거래 전문가들로 이뤄졌다.
법무법인 광장은 2019년 공정위 법률자문관을 역임한 차장검사 출신 박장우 변호사를 영입해 공정거래형사팀을 구성했다. 이후 꾸준히 검찰과 법원, 공정위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현재 형사 및 공정거래 전문가 50여 명으로 공정거래범죄대응팀을 구성하고 있다. 광장은 N포털 총수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 사건 무혐의 처분, Y배달앱의 불공정거래 형사 사건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S전자 부당지원사건, H제철, S화재 담합사건 등 중요 사건을 다수 맡고 있다. 광장은 최근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한 전준철, 김형근 변호사와 법원 공정거래 전담 재판부 부장 출신의 이인석, 정수진 변호사를 영입했다. 또한 공정위 과장급의 심주은 변호사도 영입했다. 공정위, 검찰, 법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논스톱서비스가 이뤄지도록 대응팀을 구성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공정거래 분야 전통의 명가로 자부하는 형사대응팀 체제를 갖췄다. 실제로 의약품 수입업체의 공정거래법위반 등 혐의 기소 사건 전부 무죄 도출,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하도급법 위반 관련 형사사건 무혐의 도출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율촌의 김경수 변호사는 대검 중앙수사부장, 부산고검장 등을 역임하고 율촌에 합류한 뒤 공정거래 및 조세형사, 증권형사 사건 등을 맡고 있다. 김기훈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은 공공형사수사부 시절 다수 건설사의 관급공사 입찰 담합 공정거래 사건, 하도급법 관련 사건을 담당했다. 윤정근 전 서울고법 공정거래전담부 부장판사는 율촌에 합류한 뒤 2021년에 3년간 진행된 항공그룹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도출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올해 서울고법 공정거래전담부 고법판사 출신 강문경·권순열 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을 역임한 김민형 변호사 등 공정거래 관련 전관 출신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번 영입으로 서울고법 공정거래전담부 고법판사 출신 최한순 변호사를 포함해 최근까지 서울고법 공정거래전담부에서 근무했던 변호사가 3명이 됐다. 공정거래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판례뿐만 아니라 판결의 배경·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세종의 포렌식 역량도 공정거래 사건 관련 당국의 현장조사 대응 등에 있어 중요한 방어벽 역할을 한다. 세종디지털포렌식센터는 '랠러티비티'등 최첨단 분석도구를 마련하고, KPMG 뉴욕사무소 등에서 e디스커버리와 디지털포렌식 분야 자문 경험을 쌓은 에드워드 문 고문을 영입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태생부터 공정거래 분야에 특화됐다. 세계적 로펌 '베이커 매킨지'에서 16년간 근무한 공정거래 전문가 윤호일 명예 대표변호사가 설립한 로펌이기 때문이다. 현재 50명의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들과 공정위 출신들이 근무하는 화우는 쿠팡, 카카오모빌리티, 위대한상상(요기요) 등에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우의 김재영, 김철호, 금창호, 류송, 전상오 변호사는 공정거래 분야 20년 이상 경력을 가졌다. 김윤후 전 부장검사는 대검 공정거래 분야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 인증을 받았다. 한철수 고문은 공정위 사무처장과 3대 핵심국장(경쟁정책, 카르텔, 시장감시)을 역임했다. 홍정석 전 소비자정책국 과장, 안창모 전 카르텔국 사무관, 박진회 전 소비자정책국 조사관 등 공정위 출신 변호사들도 포진했다.
법무법인 지평의 공정거래그룹과 형사그룹은 2019년 '공정거래형사팀'을 별도 구성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주요 구성원은 이홍재 전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전강진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김동아 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부장, 장기석 전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부장, 김지홍 지평 공정거래그룹장, 박승대 전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 이병주·장품 변호사 등이다.
지평의 강점은 강제수사 현장에 즉각적으로 임해 수사 대상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점이다. 금융회사의 주식 소유 현황 등 허위보고 관련 사건에 대해 검찰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대기업 총수의 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 누락 형사사건에서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또 지평은 최근 공정거래 당국이 강조하는 자율 준수 프로그램과 관련 기업의 준법 시스템을 점검·개선 방안을 제공한다.
법무법인 바른의 공정거래그룹은 담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불공정거래 행위, 부당 지원행위 사건 등 공정거래 분야의 다양한 사건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성과 맨파워가 경쟁력으로 꼽힌다. 공정거래그룹은 공정거래팀과 공정거래수사대응팀 등 투트랙으로 꾸려졌다. 서혜숙, 정경환, 백광현, 정양훈 변호사는 공정거래 분야 실력자로 꼽힌다. 최근엔 고진원 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 공정거래수사대응팀장으로 합류했고, 대법원 행정조 재판연구관으로서 다수 공정거래 사건을 처리한 김용하 전 서울고법 판사를 공정거래그룹장으로 영입했다.
바른은 사법 리스크 사전 방지 프로그램에도 중점을 둔다. 바른의 자율 준수 프로그램에서는 공정위 출신 전문위원들이 조사 경험을 살려 실제에 버금가는 모의 조사를 하고 꼼꼼한 예방책을 제공한다.
[특별취재팀=이윤식 기자 / 전형민 기자 / 안정훈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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