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화' 쿠쿠, 외연 확장…'한우물' 쿠첸은 적자 개선

함지현 2023. 4. 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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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 양강, 각자 전략따라 지난해 성적 달라
쿠쿠, 주방·생활가전까지 주목…수출 비중도 20%까지 늘려
쿠첸, 밥솥 다각화 전념…"올해 흑자 전환 전략적 추진"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밥솥 제조사 양강인 쿠쿠와 쿠첸이 다른 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쿠쿠는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면서 외형(매출) 확대에 나선 반면 쿠첸은 내수시장 중심으로 밥솥 제품이라는 한우물을 파며 적자폭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쿠쿠와 쿠첸 2020~2022년 실적 비교(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쿠쿠, 밥솥 이외 매출 20%로 늘려…수출 비중도 ‘쑥’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쿠홀딩스(192400)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7556억원으로 전년대비 10.2% 증가했다. 연결 영업이익은 8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가 줄었다.

쿠쿠홀딩스의 매출 중에는 밥솥이 5979억원으로 약 79%의 비중을 차지한다. 주방·생활가전 매출 등이 1450억원으로 19.2%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매출 6851억원 중 밥솥이 5841억원으로 85%, 주방·생활가전 등이 933억원으로 13.6%였던 것과 비교하면 밥솥 이외의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난 모습이다.

쿠쿠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밥솥 시장 공략을 위해 마스터셰프 사일런스 밥솥을 출시하는 등 밥솥 제품군을 확대했다. 또 ‘3구 화이트 셰프스틱 인덕션레인지’를 필두로 오븐형 에어프라이어, 플랫타입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블렌더 등 주방 가전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히 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내수는 6048억원으로 4.7% 증가했지만 수출은 1507억원으로 전년대비 40%나 늘었다. 현재 쿠쿠의 매출 가운데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다.

특히 중국은 메이저 온라인 플랫폼인 T몰, JD, 틱톡 등과 직거래로 전년대비 35% 성장한 924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은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80% 신장했다. 한인을 상대로 한 밥솥 위주의 판매에서 벗어나 주방가전 라인업을 다각화하는 등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코로나19 이후 외식 대신 밥 짓는 빈도가 늘어나는 베트남 법인은 169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전년대비 30% 신장했다.

쿠쿠 관계자는 “올해에도 해외 현지 상황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북미 시장에서는 디지털 마케팅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중국, 베트남에서는 정수기·비데 등 소비자의 사용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쿠전자 1구 셰프스틱 인덕션(왼쪽)과 쿠첸 121밥솥(사진=각 사)
‘리콜’ 따른 적자 줄인 쿠첸 “밥솥 라인업 다각화 박차”

쿠첸은 지난해 매출이 1641억원으로 전년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58억원에 이르던 영업손실은 8억원 수준으로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회사측은 “리콜·보증수리비에 대한 비용이 줄었고 지난해 선보인 신제품을 비롯해 ‘121 밥솥’군 제품들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 전년 대비 영업손실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쿠첸은 지난해 121 밥솥 10인용 일부 제품 중 뚜껑 체결 장치 일부가 규격과 다르게 제조·장착돼 취사 중 증기누설·뚜껑 열림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당시 리콜에 따른 32억원의 충당금이 2021년도 회계상 부채로 잡히면서 적자폭을 키웠다.

쿠쿠와 함께 밥솥 ‘투톱’으로 불리는 쿠첸은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생산실적으로 놓고 봐도 지난해 밥솥은 월간 3만 4964대 생산한 반면 대표적인 기타 가전인 전기레인지는 4855대에 그쳤다. 쿠첸의 내·외수 매출 비중을 살펴봐도 내수가 1526억원으로 93%를 차지하고, 수출은 115억원으로 전체 중 7%에 불과하다.

쿠첸은 밥솥에 전념하면서 다양한 기술력을 접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21 밥솥은 기존 밥솥의 2.0 기압을 2.1로 높이고 취사 온도를 121도까지 끌어 올렸다. 초고압으로 취사 온도가 121도까지 올라가 곡물의 수분 흡수율이 높아져 딱딱한 잡곡밥도 백미밥처럼 빠르게 부드러운 식감으로 만들 수 있다. 쿠첸 밥맛연구소의 연구 결과, 서리태 기준으로 기존보다 식감이 33%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증가’라는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초 선보인 ‘머쉬룸’ 밥솥은 최대 2인분까지 취사가 가능하면서도 밥솥 높이는 성인 여성 손 한 뼘 정도로 매우 작고 무게는 1.4㎏으로 가볍다. 3.5인용 미니 밥솥인 ‘멜로우’는 아담한 크기에도 백미·잡곡·현미·현미쾌속·건강죽·영양찜·이유식 등 주요 기능을 갖췄다.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본 도형인 ‘원’과 ‘네모’에 열림 스위치와 전면 레버 버튼, 스팀부 등 기능 요소와 외관을 일체화한 신제품 ‘더 동글’, ‘더 네모‘도 출시했다.

쿠첸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 호조세와 더불어 올해 규격과 디자인을 다양화한 밥솥 라인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매출 성장과 연간 흑자 전환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함지현 (ham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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