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앤피] 이태원참사 유족 "이 정부는 무책임 하고 비열한 정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이승훈 앵커
■ 방송일 : 2023년 4월 17일 (월요일)
■ 대담 : 이성환 씨 이태원 참사 유족 이상은 씨 아버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앤피] 이태원참사 유족"이 정부는 무책임 하고 비열한 정부"
-세월호 참사 9주기, 참사는 아직도 진행형…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는 반복
-이태원 참사 171일, 정부는 유족 요구에 묵묵부답..국민 기억에서 참사 지워지길 원하나
-추모 공간, 참사의 원인 알리고 특별법과 독립 조사기구 당위성 설명하기 위한 것
◇ 이승훈 앵커(이하 이승훈): 어제는 세월호 참사 9주기였습니다. '기억식' 현장에서는 304명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참혹한 참사를 오히려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故 이상은 씨의 아버지, 이성환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이 지금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시죠?
◆ 이성환 씨 이태원 참사 유족 이상은 씨 아버님(이하 이성환): 네, 안녕하세요. 이성환입니다.
◇ 이승훈: 반갑습니다. 어제 세월호 9주기 기억식이 있었습니다. 그런 행사를 보시거나 또 그런 행사가 있다는 얘기 들으시면 지금 유가족에게는 그것 역시도 너무 힘든 일이시죠?
◆ 이성환: 네. 어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20여 명이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 다녀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주, 대전, 전주, 일산, 대구, 진주 그쪽에서 세월호 기억식이 다 열렸었는데요. 거기에서도 많은 유가족들이 참석을 했습니다. 저희는 그 일정에 단원고 학생들이 4월 16일, 9년 전 희생되기 전에 생활했던 기억교실을 방문했는데요. 너무 가슴이 아파 모두 눈물을 흘렸고. 이번 참사로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어머님은 할머니와 함께 계속 통곡을 했습니다. 기억식에서 9년 전 세월호 참사가 아직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아직도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구나. 되풀이되는 이런 참사를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세월호의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 이승훈: 교훈을 저희가 받아야지 유가족께서 받으시면 어떡합니까? 어제 기억식에 누구 오고 누구 안 오고를 가지고 또 말이 많던데요. 유가족분들의 입장에서는 어떻습니까? 이렇게 어떤 행사를 하시면 누가 오고 안 왔는지 신경을 쓰시게 됩니까, 아니면 어떻습니까?
◆ 이성환: 글쎄요. 나름 적어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그 자리에 참석을 해서 그날의 참사와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그런 의지를 보여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재발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어제 기억교실을 방문했을 때 이번 정부 들어서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민원이 들어와서 그렇다고 하는데. 매년 참석했던 교육부 추도사도 없었고 추모 안전주관 공문서에서도 세월호 추모라는 내용이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느낀 점이 이번 정부의 의도적인 세월호 지우기, 그런 게 여기 나타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 이승훈: 제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상대로 세월호 얘기를 하고 있네요. 세월호 유족들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어쨌거나 말씀하신 대로 여전히 진상 규명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원인 규명, 책임자 처벌. 이거는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보십니까? 어떻습니까?
◆ 이성환: 오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71일이 되었지만 정부는 유족들의 요구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무대응으로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이런 참사가 지워지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너무 무책임하고 비열한 정권이라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 이승훈: 구체적인 얘기 좀 하겠습니다. 서울광장에 분향소 문제 얘기 있었지 않습니까? 그거는 진척이 이뤄지고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이성환: 여기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고 싶기는 한데요. 서울시가 지난 4월 10일에 유가족과의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서, 그리고 또 오늘도 브리핑을 통해서 사법적인 법적 절차는 다 진행했다, 강제 철거를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그런 브리핑을 했거든요. 그리고 그때 브리핑을 통해서 무단 점유를 이유로 해서 2,900여 만 원의 변상금을 부과했습니다. 분향소 철거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참사의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눈물을 흘렸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무런 단속과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참사의 기억을 시민들한테 지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광장은 시민의 것이라고 분명히 얘기했습니다. 우리 유가족도 시민 아닙니까? 국가가 보듬고 가슴 아프게 안아줘야 할 대한민국의 국민 아닙니까? (울음) 죄송합니다.
◇ 이승훈: 아닙니다. 이 질문을 또 하게 되네요. 추모 공간 문제는 해결이 됐습니까?
◆ 이성환: 추모 공간은 특별법에 들어 있는 추모와 애도의 권리에 입각한 영구 추모 공간이자 기억 공간입니다. 이것은 특별법 제정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서울시에서 지금 제한하는 추모 공간은 임시 추모 공간입니다. 서울시에서 지금의 분향소를 철거하고 서울시가 제안한 건물 내에 임시 추모 공간으로 들어가라고 하지만, 그것은 우리 유가족의 뜻과 맞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서울광장에서 시민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날의 참사를 고스란히 전달하고, 왜 이런 죽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리고, 그러므로 특별법과 독립적 조사기구의 당위성을 설명하려는 것입니다. 그런 이런 뜻이 제대로 전달되고 어떤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면 우리 스스로 분향소 철수 시점을 논의하고 또 임시 추모 공간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 이승훈: 매일매일 시민들을 만나서 설명해 주신다는 그 자체도 어떻게 보면 그날의 아픈 기억을 매일 또 기억을 하신다는 것도 사실은 힘든 일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래도 하시겠다라는 것이죠.
◆ 이성환: 네, 네.
◇ 이승훈: 야당에서는 특별법 만든다고 하죠. 거기에는 어떤 내용들을 집어넣겠다고 협의가 되거나 이런 것들이 있습니까, 아니면 요청하는 게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이성환: 유가족들이 독립적 조사기구를 통한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을 청원 5만 명을 10일 만에 달성했습니다. 10일간 동안 버스를 타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동참을 호소하고, 너무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 주셔서 빠른 시일 내에 가능했습니다. 이번 주 말에 아마 야3당에서 특별법 발의를 합니다. 이제 진상규명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 건데요. 특별법에서는 국정조사의 한계로 드러난 400여 가지에 달하는 유가족들이 제기하는 의문점을 규명하고 참사의 발생 원인, 수습 과정, 후속 조치 등 참사 전반에 걸친 사실관계, 그리고 책임 소재를 독립적 조사기구를 통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그리고 지속적인 추모를 위한 추모 사업 등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그런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해서 제출했습니다.
◇ 이승훈: 끝으로 아버님, 개인적인 말씀을 하셔도 되고요. 유가족을 대변해서 말씀을 하셔도 되고요. 많은 시간 100일 훨씬 넘게 지나가고 또 세월호도 보셨는데 청취자 여러분들 또 정부를 향해서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번 해주시죠.
◆ 이성환: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많은 시민들의 연대와 참여로 국민청원 5만이 빠르게 달성되었고 이번 주 특별법이 국회에서 발의가 됩니다. 지금까지 어렵게 싸워오기는 했는데 또 입법이 되고 통과되기까지는 더 어려운 과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져야 할 자가 책임을 지는 그날까지 많은 국민들이 지지해주고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국가의 부재로 이 같은 참사가 다시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다시 한 번 가져봅니다.
◇ 이승훈: 지금 이성환 씨께서 희생자들이 싸웠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왜 희생자들이 싸워야 할까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전화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성환: 네 고맙습니다.
◇ 이승훈: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 유족, 故 이상은 씨의 아버님 이성환 씨였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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