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콘텐츠 경쟁…"1분 미만의 '쇼츠'가 대세"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편의점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와 GS25가 오프라인을 넘어 영상 콘텐츠에서도 라이벌 대결을 펼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U와 GS25는 최근 유튜브 1분 미만 영상인 '유튜브 쇼츠(Shorts)'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CU가 '편의점 고인물'로 조회수 1억5000뷰를 달성한 사이, 100만 구독자를 넘긴 GS25는 챗GPT를 활용한 이색 콘텐츠 '편쪽이-편GPT'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서면서다.
CU의 유튜브 쇼츠 콘텐츠인 '편의점 고인물'은 지난해 6월 처음 공개된 지 39일만에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현재는 1억5000뷰를 넘어선 상태다. CU 공식 유튜브 채널 월간 조회수는 편의점 고인물 방영 전 대비 28.6배 증가했다.
편의점 고인물은 CU와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만든 20부작 드라마다. 아르바이트 9년차인 스태프 '하루'가 겪는 일상 속 이야기들을 코믹하게 풀어내 MZ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전체 에피소드 중 4편이 유튜브 공식 '인기 급상승 쇼츠'에 랭크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CU는 편의점 고인물의 순수 광고 효과를 33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편당 1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액수다. 평균 영상 조회수 광고비로 환산하면 무려 130배가 넘는 광고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때 채널 신규 구독자수도 크게 증가하며 8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는 총 86만명이다.
CU는 영상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시즌2인 '편의점 뚝딱이'도 공개했다. 20대 중반 나이로 패기 넘치게 편의점을 개점한 초보 점주 '정주'의 다사다난한 점포 운영기를 다룬다. 고객 응대부터 스태프 채용, 점포 관리 등 점주들이 겪는 애환과 고충을 재치있게 그렸다. 이 콘텐츠 역시 공개 10일만에 2000만뷰를 돌파했다.
CU가 영상 콘텐츠에 힘을 주는 이유는 최신 트렌드에 맞는 포맷을 활용해 주요 소비층인 10~30대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 2019년부터 ▲웹예능 '쓔퍼맨' ▲'도연이네편의점'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 ▲오디오드라마 '편의로운 수라간 생활'과 같이 브랜디드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연정욱 BGF리테일 마케팅실장은 "편의점 뚝딱이 역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숏폼을 적용해 몰입도를 높였다"며 "앞으로도 CU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며 고객과 소통하는 'MZ세대의 놀이터'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5만명 구독자를 등에 업고 대형 채널로 성장한 GS25도 쇼츠 반격에 나섰다.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대화형 AI(인공지능) 서비스 '챗GPT'를 활용한 '편GPT-편쪽이'를 론칭한 것. 편쪽이는 밉지 않지만 다소 '킹받는(열받다+Kign)' 알파 세대 캐릭터로 설정됐다.
편GPT는 AI 캐릭터 편쪽이가 일상의 궁금함 또는 소소한 질문에 대해 알파 세대 특유의 말투로 재치 있게 답을 내려주는 방식의 콘텐츠다. 편쪽이의 답변은 실제로 챗GPT에 GS25 관련 내용을 물어봤을 때 나오는 주요 정보를 각색해 활용된다.
최근 공개된 1편 영상에서는 '1초만에 설레게 하는 연하남 되는 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이 왔고, 챗GPT는 이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라, 미묘한 신호를 줘라, 자연스럽게 다가가라' 등의 답변을 내놓는다. 이를 양쪽 귀에 에어팟을 끼고 등장한 편쪽이가 "신상 디저트 '까눌레'를 '누나 생각나서 사왔다'고 하며 무심하게 던져주라"며 GS25 제품과 연관 지어 해답을 내려준다.
이 영상은 지난 11일 공개돼 6일만에 4만3000회가 조회됐다. CU의 편의점 고인물 같은 폭발적인 조회수는 아니지만, 반응은 긍정적이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광고가 웃기다. 잘 만들었다", "챗GPT로 광고도 만드나요? 대박!", "재미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GS25는 개그맨 이용진, 가수 박재범 등이 출연하는 콘텐츠를 통해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 대세가 된 쇼츠에서는 CU에 밀리는 분위기였다. 이번 편GPT-편쪽이를 통해 편의점 인기 상품, 차별화 서비스 등의 정보와 연계된 답변을 제공함으로써 재미 요소와 더불어 마케팅 효과까지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정표 GS리테일 플랫폼마케팅부문 부문장은 "챗GPT를 테마로 한 차별화된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를 선보이게 됐다"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과 함께 '우리동네GS'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nline for Offline)리테일 마케팅을 업계 선도적으로 지속 선보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편의점 업계 3, 4위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유튜브 콘텐츠에 힘을 쏟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유튜브 채널인 '복세편세(복잡한 세상 편하게 세븐가자)'는 '주현영 도시락'을 중심으로 한 웹드라마 '비빔스캔들'을 쇼츠로도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공식 영상은 매회 20~40만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쇼츠 영상들도 1~10만회를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24 유튜브 채널 '이마트24로 사는 법'에서는 '이마트24 화성점' 운영을 성공시키기 위해 화성에서 지구로 온 원둥이 캐릭터를 앞세운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원둥이 인형을 성층권까지 날려 보내고 회수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유튜브 영상은 3월까지 누적 조회수 108만회를 돌파했다. 원둥이는 '원둥이가 간다', '편의점ASMR'등 다양한 이마트24 쇼츠 콘텐츠에 등장한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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