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논란 중심에 선 송영길, 이재명 요청받고 귀국할까?

김윤나영 기자 2023. 4. 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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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이던 2021년 7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발칵 뒤집히면서 송영길 전 대표의 귀국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송 전 대표는 측근들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일축했지만 송 전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석해 선제적으로 조사받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전화통화를 통해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권칠승 당 수석대변인은 17일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해서 지금 상황에 대해서 책임 있게 답변하고 조사에 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돈 봉투 연루 의혹을 받는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했던 지난 12일 “개인적 일탈 행위를 감시·감독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당시 당 대표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1년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돈 봉투가 오고간 정황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측근의 ‘개인적 일탈’로 여기고 선을 그은 것이다.

송 전 대표가 돈 봉투의 존재를 알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추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14일 JTBC가 보도한 이 전 부총장 통화 녹음파일에는 2021년 3월 이 의원이 이 전 부총장과 돈 전달 방법을 논의하면서 “내가 송(전 대표와) 있을 때 같이 얘기했는데”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녹취록에는 이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100만원을 건네면서 “송영길 의원한테만 말해줘”라고 했다는 내용도 있다.

송 전 대표는 조만간 검찰 소환을 통보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2021년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돈 봉투를 마련하거나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는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과 강화평 전 대전 동구 구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민주당에서는 검찰이 소환하기 전에 송 전 대표가 선제적으로 자진 출석해서 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는 일탈행위라고 했지만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소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당대표를 역임한 분으로서 빨리 들어와서 해명해야 한다”며 “남의 문제 보듯이 외국에서 빙빙 도는 건 비겁한 태도”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할지는 미지수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어젯밤 통화하면서 이 대표의 말씀을 충분히 이해했고 내 입장도 충분히 설명해드렸다”며 조만간 귀국 문제 등을 포함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모르는 일이고 어떻게 진행됐는지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니 그 결과를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어느 정도 진척된 뒤 귀국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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