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허가해주고 1년도 안 돼 나가라니…이게 무슨 행정이냐"
'안전 E등급' 붕괴 위험…안전 펜스 설치
"무엇보다 주민, 관광객 안전이 우선"
5월 14일까지 입주자 퇴거 이행 당부
일부 상인들 "보상도 없이 나가라" 반발
강원 강릉시가 안전 최하위 'E등급'을 받은 경포진안상가를 대상으로 17일 안전조치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강릉시는 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상인은 강릉시의 '무대포식 행정'에 앞으로 생계가 막막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7일 오전 경포진안상가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안전펜스를 치는 공사가 시작됐다.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 1983년 5월 준공한 경포진안상가는 안전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은 시설물로 건물 곳곳에 금이가는 등 심각한 중대결함이 발견됐다.
또한 외부영향(지하수위 변화, 지진 등) 발생 시 붕괴위험 우려 등으로 즉시 사용을 금지하고 철거 조치가 필요한 상태로 이미 지난 2000년 정밀 안전진단에서도 E등급을 받았다. 특히 집중호우나 태풍 때마다 상습 침수되면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시는 시설물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고 그 결과 "부동침하가 발생, 주요 구조부재(기둥, 보) 파손 및 전단파괴 등 심각한 중대결함이 발생해 대부분 부재가 내력을 상실한 상태로 보강을 통한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므로 전 시설물에 사용제한 및 철거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에 안전 관리를 위해 지난 2019년 10월 25일 제3종시설물로 지정·고시했다.
시는 지난해 이태원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 발생으로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재난·재해 사전 예방 및 공공의 안전을 위해 시설물 사용제한(자진이주)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시설물 긴급안전조치 행정처분 사전통지 안내 및 청문 등을 걸쳐 지난 2월 13일 시설물 사용금지 및 퇴거 등 긴급안전 조치를 시행했다.
90일 이전인 오는 5월14일까지 퇴거해야한다는 내용이지만 관리주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등 이행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자 지난 10일 행정대집행 영장을 통지한데 이어, 이날 오전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안전펜스가 이번 주 내에 설치가 완료되므로 시설물 관리주체는 시설물 처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2차 사고 발생이 없도록 즉시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강릉시는 무엇보다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상인은 반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50대)씨는 "동해에서 왔고 지난해 이 곳을 소개받아 7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며 "안전등급이 E등급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들어왔다. 지난해 식당을 허가해 줄때는 위험한 곳에서 영업을 해도 된다는 것이냐. 장사하는 사람은 안에서 죽으라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곳에다가 식당 엽업을 허가해 준 행정도 잘못된 것 아니냐. 진작 얘기를 했었다면 안 들어왔을텐데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한 행정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도대체 이게 무슨 행정이냐"고 맹비난했다.
최씨는 특히 "확인해 보니 2020년부터 상인들에게 수차례 사용제한 요청을 했다. 그동안 어떻게 신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냐고 시에 찾아갔더니 서로 해당 부서에게 떠넘기면서 책임만 회피하고 있다"며 "수억 원을 들인 가게가 이제 자리를 잡고 잘되고 있는데, 이렇게 나가라고 할 때는 생계를 위한 보상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또 다른 상인 A씨는 "안전이 중요한 것은 알고 있지만, 바이크 같은 경우 경포 주변에서 해야 하는데 당장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 지 계획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말 억울한 가게들이 있는데 이런 것이 바로 '무대포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진안상가는 눈으로 보더라도 상당히 위험해 보일 정도로 붕괴 우려가 높은 만큼 시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건물 입주자들께서는 다음달 14일까지 자진 퇴거 명령 이행도 부탁드린다"며 "일부 상인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시에서도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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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전영래 기자 jgamj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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