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를 바라보는 4인의 시선] 캐롯의 기적은 계속될까? 문제는 체력!
2차전을 가져간 캐롯이 3차전까지 잡아낼 수 있을까? 체력이 관건이다.
시리즈를 동점으로 만든 캐롯이 17일(월) 저녁 7시 고양체육관에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치른다.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 승리 시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90%(18/20)였다.
1차전을 대패한 캐롯은 2차전에 반전을 이뤘다. 이정현(187cm, G)은 32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5스틸로 KGC인삼공사를 뒤흔들었다. 1차전에 잠잠했던 디드릭 로슨(202cm, F)도 24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으로 만점 활약을 했다.
캐롯의 2차전 승리 비결은 강력했던 수비였다. 11개의 스틸로 KGC인삼공사의 턴오버를 유발했다. KGC인삼공사의 2차전 턴오버는 19개에 달했다.
반면, KGC인삼공사가 3차전 승리로 흐름을 되찾으려 한다. 1차전 대승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KGC인삼공사 수비 중심 문성곤(196cm, F)은 2차전 1쿼터에만 반칙 3개로 어려움을 겪었다. 2쿼터와 3쿼터에 6분 7초를 뛰는 데 그쳤다. 그 결과, KGC인삼공사는 이정현의 2~3쿼터 폭주를 제어하지 못했다.
2쿼터에 9점, 3쿼터에 8점을 밀린 KGC인삼공사였다. 2~3쿼터 열세는 그대로 패배로 이어졌다. 핵심 선수들의 파울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이날 경기와 이번 시리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Q. 캐롯과 KGC인삼공사의 3차전을 어떻게 바라보나?
김우석(이하 김) : 시리즈 전적에 균형이 맞춰졌다. 1차전 결과로 시리즈가 일방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캐롯이 또 한번 예상을 깨는 과정과 결과로 승리했다. 농구 팬들의 흥미를 끌어 올렸다. KGC인삼공사는 1차전 대승과 관련한 어쩔 수 없는 루즈함을 보였다. 그 결과, 패배했다.
그럼에도, KGC인삼공사가 3차전에 우세할 것이다. 2차전 패배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인 정신력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 1차전 대승에 이은 2차전 초반 우세는 KGC인삼공사에게 독이 되었고, 경기 과정에 선수들은 집중하기 힘든 시간들을 지나쳐야 했다. 그 부분은 3쿼터 캐롯의 프레스와 트랩 그리고 스틸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와 맞물려 흐름을 내줬다. KGC인삼공사 선수단은 분명 객관적인 전력의 우세 속에 집중력과 투지라는 키워드를 3차전에는 가져갈 수 있을 듯하다. KGC인삼공사의 7대3 정도 유리한 경기를 전망한다.
손동환(이하 손) : 캐롯이 2차전에 드라마를 썼다. 이정현은 MVP 역량 이상을 보여줬고, 로슨도 지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성현까지 부상 투혼을 보였고, 김진유(188cm, G)와 박진철(200cm, C) 역시 궂은일로 팀의 사기를 살렸다.
그렇지만 캐롯은 있는 힘을 모두 썼다. 주축 대부분이 마지막에 지친 게 보였다. 하루 쉬고 경기를 한다고 해도, 2차전의 여파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KGC인삼공사는 2차전 패배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패배의 여파가 컸을 수 있다. 그러나 주장이자 플레잉코치(?) 격인 양희종(194cm, F)이 2차전 종료 후 선수들의 멘탈을 다잡아줬다.
또, 2차전은 KGC인삼공사 선수들에게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됐을 거다. 3차전을 분수령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경기력과 집중력이 달라질 수 있다. 1차전까지는 아니더라도, 2차전과 다를 결과를 낼 확률이 높다.
박종호(이하 박) : 캐롯의 반격이 시작됐다. 1차전을 보고 불가능이라고 생각했지만, ‘감동 캐롯’은 이번에도 해냈다. 안양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홈으로 돌아왔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홈 경기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홈 팬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함이다. 김 감독은 3차전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거기에 이정현도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리그 최고의 가드로 성장했다. 전성현도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캐롯의 투지는 이어지고 있다. 이는 캐롯의 3차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KGC인삼공사는 2차전 상대의 변형 수비에 고전하며 실책을 19개나 범했다. 오세근의 출전 시간도 매우 짧았다. 문성곤도 경기 초반부터 파울 트러블로 고전했다. 변준형은 이정현과 자존심 대결에서 패했다. 그렇기에 김상식 KGC 감독과 KGC 선수단은 이를 갈고 있을 것이다. 본인들의 부족함을 알았기에 더 강하게 나올 것이다. 비록 캐롯에 패했지만, 여전히 전력 차는 존재한다.
방성진(이하 방) : '감동 캐롯'이 1차전 대패를 극복했다. 나 역시 캐롯의 상상 이상의 저력을 간과했다. 하지만, 기적이 두 번이나 일어날까? 어려울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정규리그 우승 팀이다. 이정현에 또다시 30점을 내주진 않을 거다. 2차전에 크게 데였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수비를 준비할 거다. 전력 차를 그대로 3차전에 보여줄 것이다.
Q. 승부를 가를 핵심 매치업은?
김 : 오마리 스펠맨(203cm, F)과 로슨의 대결이 가장 중요하다. 스펠맨은 1차전에 비해 다소 밋밋한 활약을 남겼고, 로슨은 완전히 부활했다. 확실히 1차전과는 상반된 두 선수의 모습이었다. 스펠맨은 정규리그 때 보여주지 않았던 포스트 업을 장착했다. 캐롯 수비에 어려움을 부여하는 등 내외곽을 아우르는 활약으로 대승을 견인했다. 로슨은 1차전 부진을 2차전에 완전하게 털어냈다. 장군, 멍군의 두 경기였다. 큰 경기일수록 에이스의 활약은 중요하다. 두 선수 활약상에 따라 국내 선수들 집중력과 사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어느 선수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한 대결이다.
손 : 스펠맨과 로슨의 비중이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지만, 변준형(185cm, G)과 이정현도 한 번은 꼽고 싶다. 변준형도 이정현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거고, 그런 두 선수가 팬들에게 즐거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 2차전과 마찬가지로 이정현과 변준형이다. 두 선수 모두 김승기 감독의 애제자(?)들이다. 이정현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6강에서는 친구이자 라이벌인 서명진(188cm, G)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그리고 4강에서는 MVP 후보였던 변준형과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2차전에서는 이정현이 압도했다. 이정현은 32점 5스틸로 경기를 지배했다.
반대로 변준형은 고전했다. 그렇기에 변준형에게도 큰 자극이 됐을 것이다. 변준형이 과연 리그 최고의 가드 자리를 사수할 수 있을까?
방 : 로슨과 스펠맨이다. 이정현-변준형은 평균치를 낼 가능성 높은 경기다. 양 팀이 두 선수를 강하게 견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로슨과 스펠맨은 피 터지는 1대1 싸움을 벌일 거다.
스펠맨의 폭발력에 손을 들고 싶다. 체력 우위가 그 이유다. 로슨은 할 게 많다. 수비, 득점, 리딩까지 다 해내야 한다. 스펠맨은 득점에만 치중할 수 있다.
Q. 3차전의 변수는 무엇일까?
김 : KGC인삼공사에 렌즈 아반도(188cm, G)라는 가능성 풍부한 변수가 있다. 아반도의 운동 능력은 상대 팀에게 어려움을 주는 요소다. 2차전 4분 안쪽을 뛰었던 아반도는 무득점에 그쳤다. 자신의 장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전혀 기여하지 못한 것. 배병준(188cm, G)이 13점으로 활약하긴 했지만, 아반도가 경기에 나서는 시간이 길어져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어낸다면, 캐롯 수비는 분명 난감함을 경험해야 할 것이다. KGC인삼공사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캐롯은 박진철의 리바운드와 스크린 능력, 그리고 김진유의 수비력과 투혼이 계속되어야 한다. 두 선수의 플레이는 캐롯의 상수가 아니라 변수다. 아직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이다. 두 선수가 2차전과 같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분명 캐롯의 에너지 레벨은 높아질 것이다.
손 : 위에서 언급했듯, 캐롯은 체력이다. 지치는 게 2차전 후반에 보였다. 물론, 2차전을 이겼다는 기쁨으로 지친 걸 상쇄할 수 있지만, 사람의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6강 5차전의 여파와 2차전 혈투의 여파를 극복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오세근(200cm, C)을 최대한 아꼈다. 힘을 아낀 오세근이 발톱을 드러낸다면, 이를 막을 캐롯의 방패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캐롯의 스몰 라인업이 주로 나선다면, 오세근이 부담을 느낄 것이다. 물론, 캐롯의 스몰 라인업 또한 오세근에게 부담을 느낄 거다.
박 : 캐롯의 체력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캐롯은 정규시즌에도 투지를 앞세워 엄청난 돌풍을 만들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투지를 발휘하며 ‘기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체력 소모는 엄청났을 것이다. 적장인 김상식 감독도 인터뷰에서 “캐롯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라고 말할 정도다. 다만 이러한 문제는 6강부터 계속됐고, 캐롯 선수들은 이를 투지로 이겨내고 있다. 홈에서는 쉽게 안 물러설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캐롯의 변형 수비를 뚫어야 한다. 2차전에서 고전했다. 슈팅도 시도하지 못한 채 기회를 넘겨준 상황도 많았다. 특히 3쿼터 중반에 3번 연속 실책을 범했고, 이는 상대의 속공으로 연결됐다. KGC인삼공사가 분위기를 내줬던 순간이었다.
방 : 전성현과 아반도다. 전성현의 폭발력은 모두 알고 있다. 정상적이지 않은 컨디션에도 변수를 창출할 수 있다. 이정현과 로슨은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전성현도 투혼을 발휘할 것이다.
아반도 역시 좋은 경기력을 종종 선보인다. 캐롯 주전 선수들의 운동 능력은 특출나지 않다. '에어 렌즈'는 충분히 변수를 만들 선수다.
김 : 이미 양 팀은 두 경기를 통해, 가지고 있는 작전은 거의 사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집중력과 꾸준함 그리고 턴오버를 줄이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KGC인삼공사는 탈압박에 대한 주문이 계속될 것이고, 캐롯은 공수에 걸쳐 완성도를 높이는 주문이 들어갈 것이다. 작전보다는 집중력이 주가 될 멘털리티의 유지가 필요해 보인다.
손 : 양희종이 없는 KGC인삼공사다. KGC인삼공사에 큰 경기를 치러본 선수들이 많다고 하나, 중심을 잡아줄 선수는 부족하다. 그래서 오세근이 많은 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캐롯이 어떤 라인업을 내보내든, 오세근의 지배력이 3차전에는 필요하다.
반면, 캐롯은 긴 시간을 출전한 오세근과 맞선 적이 없다. 오세근이 공수 지배력을 보였을 때, 캐롯이 꺼낼 수 있는 수는 많지 않을 거다. 그저 많이 움직이고, 많이 던지는 것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 체력 부담이 클 것 같다. 그래서 3차전 전략이 더 궁금하다.
박 : 김승기 감독의 2차전 승부수는 성공했다. 1차전에서 경기가 벌어지자 빠르게 포기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거기에 변형 수비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확실하게 제어했다. 한 번 분위기를 탔기 때문에 이번에도 강한 압박 수비로 KGC인삼공사를 공략할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선택과 집중에 나설 확률이 높다. 그전까지는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했다. 하지만 2차전 이러한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다. 특히 오세근은 19분 출전에 그쳤다. (기록은 14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훌륭했다) 만약 3차전을 내준다면, KGC는 절벽 끝으로 밀리게 된다. 방지하기 위해서는 ‘내일은 없다’ 식으로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방 : 양 팀 모두 3차전에 총력전을 벌일 것이다. 1-2에서 역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출전 시간 조절 없이 핵심 로테이션 위주로 활용할 거다.
캐롯은 이미 2차전에 전성현을 33분이나 활용했다. 3차전도 35분 가까이 출전할 거다. 전성현의 3점슛은 캐롯의 기적을 완성할 수 있다.
KGC인삼공사는 오세근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거다. 2차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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