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즌 출발, 반전 이뤄낸 두산 최승용의 ‘잠시 멈춤’
11일 키움전, 두산 좌완 선발 최승용(22)의 초구는 이채로웠다. 시즌 2번째 등판에서 이제까지와 다른 투구폼을 들고 나왔다. 들어올린 오른다리를 잠시 멈춘 다음 앞으로 내딛었다. 최승용이 와인드업에서 멈춤 동작을 취한 건 프로 데뷔 3년 만에 처음이었다.
최승용은 지난 5일 NC를 상대로 개막 첫 등판에서 난타를 당했다. 1.2이닝 동안 볼넷 2개를 내주고 10안타를 맞으며 8실점을 했다. 불운한 타구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최승용과 정재훈 두산 투수코치가 머리를 맞댔다. 멈춤 동작은 그렇게 나온 결론이었다. 정 코치는 “지난시즌에도 그런 모습이 좀 보였는데, 상체가 먼저 쏠리는 경향이 있다보니 팔이 앞으로 안 나오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팔이 뒤에 있으면 제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멈춤 동작은 상체 쏠림을 막아보자는 선택이었다.
궁지에 몰려 부랴부랴 떠올린 발상은 아니었다. 최승용은 지금까지 훈련 때는 꾸준히 멈춤 동작을 해왔다. 급하게 몸이 넘어가는 문제를 교정하기 위한 의도적인 반복 훈련이었다.
훈련 때 하던 멈춤 동작을 그간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구위 저하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투구 동작 중 브레이크가 걸리면 아무래도 전력이 실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멈춤 동작을 가져가도 구위에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 필요했다. 트랙맨 데이터로 투구폼에 따른 변화를 살폈다. 구위 면에선 큰 차이가 없었고, 릴리스 포인트는 멈춤 동작을 가져갔을 때 훨씬 더 일정하게 나타났다. 최승용은“앞에서만, 딱 필요할 때 힘을 쓰다 보니 폼이 훨씬 더 간결해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최승용의 선택은 지금까지 성공적이다. 키움전 5.2이닝을 사사구 없이 3실점으로 막았다. 16일 LG전은 5이닝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제구가 안정되면서 훨씬 더 공격적인 투구가 나왔다. 키움전 최승용은 공 77개만 던졌다. LG전은 72구로 막았다. 최승용 본인은 선발승을 챙기지 못했지만, 팀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겼다. 특히 16일 LG전은 4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였다.
키움전 호투 후 최승용은 “코치님의 조언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정 코치는 “코치는 모든 선수에게 조언을 한다”면서 “똑같은 얘기를 들어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응용하고 실전에서 활용하느냐는 결국 선수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최승용은 5선발 1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선발 딜런 파일이 복귀하면 보직 변화 가능성이 없지 않다. 여러모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첫 등판까지 망쳤다. 그러나 최승용은 패닉에 빠지는 대신 변화를 택했다. 그간의 준비가 있었던 덕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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