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없어 지하철역까지" 장애인에게는 험난한 낙동강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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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인 사상구 낙동제방벚꽃길에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이 단 한 곳도 없는가 하면 접근성도 떨어져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본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벚꽃이 만개한 지난달 말, 낙동제방길에 꽃구경을 나선 사상구 장애인 단체 회원 10여 명은 벚꽃을 보기도 전에 진이 빠졌다.
취재진이 직접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낙동제방벚꽃길에 설치된 간이화장실 4곳과 관리사무소 내부 화장실 가운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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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내려가는 휠체어리프트 내부 협소해…작동 방식도 불편
제방길 화장실 5곳 중 장애인 이용 가능한 곳 단 한 곳도 없어
경사로 없어 접근조차 안되거나 단차 있고 내부 좁아 휠체어 사용 불가
사상구청 "제방 특성상 간이화장실만 설치 가능…현실적으로 어려워"
서부산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인 사상구 낙동제방벚꽃길에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이 단 한 곳도 없는가 하면 접근성도 떨어져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본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벚꽃이 만개한 지난달 말, 낙동제방길에 꽃구경을 나선 사상구 장애인 단체 회원 10여 명은 벚꽃을 보기도 전에 진이 빠졌다.
육교를 통해 제방길로 가려면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야 하는데, 리프트 내부가 너무 좁아 활동보조사 한 명도 함께 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리프트 안팎의 단차도 심해, 휠체어가 앞으로 고꾸라질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일어났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했다. 제방길 어디를 둘러봐도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었던 것.
조급하게 발걸음을 옮겼지만, 제방길 곳곳에 설치된 화장실 가운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결국, 한 장애인은 가장 가까운 도시철도역까지 20여 분을 가서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노경수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은 "이렇게까지 힘들게 화장실을 가는 사람이 비장애인 중에는 몇 명이나 있겠나?"고 질문하며 "화장실 문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생리적인 현상인데 이는 기본적인 인권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취재진이 직접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낙동제방벚꽃길에 설치된 간이화장실 4곳과 관리사무소 내부 화장실 가운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제방길 간이화장실 3개는 출입구에 계단만 설치됐을 뿐, 경사로나 별도의 리프트가 없어 휠체어 진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나머지 1개 화장실과 관리사무소 내 화장실은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만 문 앞에 단차가 있어 진입이 어려웠다.
도움을 받아 화장실에 들어간다 해도 화장실 내부가 좁고 잡을 수 있는 안전바도 없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구조였다.
또한 육교에 설치된 리프트 내부는 휠체어를 탄 한 사람만 탑승 가능할 정도로 공간이 좁았다.
리프트는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작동하는 방식이어서 손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누군가의 도움 없이 이용하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육교 위아래 기기의 전원이 모두 켜져 있어야 기기가 작동하는데 누군가 잘못 눌러 둘 중 하나라도 꺼지면 이용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달 벚꽃 구경을 위해 제방길을 찾았던 한 장애인이 리프트가 작동하지 않아 30분가량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 리프트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제방으로의 접근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사상구청은 접근성을 높이도록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장애인 화장실에 대해서는 장소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배려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제방의 역할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 허가를 받아 간이화장실을 설치했다"고 설명하며 "제방 구조상 화장실 공사가 어렵고, 간이화장실 중에서는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 제품도 찾기 힘들어 현질적으로 장애인 화장실을 별도로 마련하는 게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민원이 있었던 만큼 추후에 여건이 되면 장애인화장실 설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접근성 등 구조적인 부분에 대해선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불편 사항을 검토하고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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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정혜린 기자 rinpor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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