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었더니 입 주변 난리"…여드름이 아니었네

박정렬 기자 2023. 4. 17. 15: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입술과 입 주위에는 다양한 피부병이 발생할 수 있다. 입술에 나타나는 각질과 물집, 입 주위에 여드름처럼 나타나는 발진과 종기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피곤해서 그러려니 하며 넘어가지만, 연고나 보습제를 써도 낫지 않고 재발이 잦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입술과 입 주위에 자주 나타나는 피부병의 원인과 위치, 대처법을 노원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최재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입술 가장자리의 습진 '구각입술염'
입술 양쪽이나 한쪽 모서리에 생긴 습진을 구각입술염이라 한다. 진물이 나오다가 가피(딱지)가 만들어지는데, 사선으로 갈라지면 입을 벌릴 때마다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구각입술염은 연령에 따라 주된 원인이 다른데 성인은 물리적인 자극이나 포도상구균, 칸디다 등 곰팡이 감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소아는 손가락을 빨거나 막대사탕을 자주 먹는 경우 흔히 발생하며 영양과 면역 결핍, 치아교정 치료, 아토피피부염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고령층은 대부분 틀니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장기간 증상이 지속되면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쓰는 동시에 세균, 곰팡이 감염이 의심될 경우 현미경으로 확인한 뒤 적절한 항생제 또는 항진균제를 사용해야 한다. 의치를 한 경우에는 치과에 가서 구강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피곤할 때 생기는 물집, '단순 헤르페스 감염'
피곤할 때마다 입술이나 입술 주변에 작은 물집이 생기면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0% 이상이 감염됐다고 알려질 만큼 매우 흔한 바이러스로, 평소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피부염을 일으킨다. 소아나 젊은 성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입술의 상처, 스트레스, 과로, 발열, 월경 등 호르몬 변화까지 다양한 생리 환경적 요소가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순 헤르페스 감염은 하루 이틀 전 감각 이상이나 가렵고 따끔거리는 증상이 나타났다가, 작은 물집이 무리 지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최초 발생 시에는 5~6일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고 회복까지 3주 정도가 걸린다. 감염이 재발한 경우에는 전조증상이 없거나 약하게 나타나고, 병변의 지속시간도 1주 이내로 짧아진다. 최재은 교수는 "구내 단순 헤르페스 감염은 자극원을 차단하고 구강 위생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바르고 복용하는데, 증상 발생 초기 2~3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적이며 자주 재발할 경우 저용량의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지속억제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술 깨무는 습관이 만드는 '박탈입술염'
입술 전체에서 지속해서 각질이 일어나는 병을 박탈입술염이라 한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나 지루피부염, 건선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차고 건조한 바람이나 태양 광선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평소 입술을 깨물거나 빠는 습관도 박탈입술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개선해야 한다. 이런 원인을 교정하는 동시에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국소 타크로리무스제 등을 쓰면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바셀린이나 산화아연 성분의 연고를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립스틱 바르고 따끔하다면 '접촉입술염'
접촉입술염은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으로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다. 입술이 화끈거리고 가려우면서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진물이 나기도 한다. 립스틱이나 입술 보호제를 바른 뒤 또는 구강청결제, 치약, 비누, 화장품, 치과 보철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망고와 같은 음식물 섭취가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접촉입술염이 의심되면 원인 파악을 위해 알레르기 의심 물질을 등이나 팔에 붙이고 2~3일이 지나 피부 발진을 확인하는 첩포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이후 파악된 원인 물질을 최대한 멀리하고 증상에 맞춰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여드름과 비슷한 '입 주위 피부염'
입 주변이 빨갛게 변하며 트고, 여드름처럼 작고 붉은 병변(구진)과 농(농포)이 생기는 염증성 피부질환이 바로 입 주위 피부염이다. 심한 경우 코나 눈 주변부까지 증상이 번지기도 하며 가려움증이나 타는 듯한 느낌(작열감)이 동반될 수 있다. 여드름과 비슷하지만 블랙·화이트헤드처럼 염증이 없는 좁쌀 같은 면포가 없고, 크기나 발생 부위도 상대적으로 작다는 차이가 있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낭에 사는 기생충에 의한 감염, 자극성 또는 알레르기성 물질의 접촉 등이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모공을 막는 두꺼운 메이크업이나 화장품도 원인일 수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치료에는 경구 항생제와 국소 항원충제, 항생제, 레티노이드, 타크롤리무스 도포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전문적인 관리 필요한 코 밑 '종기'
종기는 모낭 감염으로 인한 피부병으로 황색포도상구균이 주요 원인균이다. 코 주변이나 입 주위에 종기가 잘 생기는 건 콧구멍에 황색포도상구균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의 20~40%가 코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감염이 퍼지면서 여러 개의 종기가 합쳐지면 크기가 커지고 통증 역시 심해진다. 윗입술과 코 주변은 뇌로 가는 혈류량이 많은 부위로 함부로 종기를 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병변이 크거나 재발한 경우라면, 전문의와 상의를 거쳐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절개 후 안전하게 농을 빼내는 게 바람직하다. 소염진통제나 온찜질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