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안타까워서" 워크숍 대신 산불 피해지에서 자원봉사

비대면 진료 앱 개발 회사 '굿닥'…방해정 주변 복구활동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봉사하러 가자는 것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모든 직원의 자연스러운 생각이었어요."

회사 워크숍 일정 가운데 하루를 강릉산불 피해지에서 봉사 활동에 나선 회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비대면 진료 앱 서비스 개발회사인 굿닥(서울)은 18일까지 속초에서 예정된 워크숍 이틀 일정 가운데 17일 하루 동안 강릉 산불피해지에서 뜻깊은 봉사활동을 벌였다.

유명 리조트에서 단합대회 성격의 워크숍을 마다하고 힘든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이 회사 직원 12명은 이날 아직 메케한 냄새와 검은 그을음이 그대로 남아 있는 방해정(강원도 유형문화재) 인근에서 불에 탄 나뭇가지를 톱으로 자르고 잔해물을 한곳으로 옮기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외국인 직원도 봉사에 기꺼이 참여했다.

장갑과 마스크를 직접 챙겼고 방진복은 지원받았다.

막상 봉사를 위해 현장에 도착해서 본 산불 피해 현장은 너무 참혹했다고 전했다.

뉴스로만 보던 현장 모습은 폭삭 주저앉은 건물, 뼈대만 남은 펜션, 참혹하게 불에 탄 숲을 보니 너무 안타깝고 해드릴 수 없는 게 별로 없어 오히려 미안했다.

노은별 매니저는 "뉴스에서만 보고 너무 안타까웠는데 봉사하니 뜻깊고,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며 "빨리 복구돼 일상 회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눈 밑에는 까만 산불 재가 쌓여 있었고 방진복 바지는 나무에 걸려 찢어진 것도 모르고 잔해물을 옮겼다.

평소 봉사를 하고 싶었는데 작은 기여라도 하게 돼서 좋다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이렇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매우 열심히 힘을 보탰고 4시간여의 봉사활동에 방해정 주변은 깨끗해졌다.

김수재 본부장은 "다 같이 논의해서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라며 "직원들이 실제로 봉사에 참여하니 오히려 좋아하고 보람도 느끼는 것 같아 작은 기쁨을 얻어 간다"고 말했다.

산불피해지는 아직 피해조사가 다 끝나지 않아 본격적인 복구 활동은 이뤄지지 않지만, 성금이나 물품 지원은 물론 자원봉사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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