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원전 세운 날, 핀란드는 초대형 원자로 켰다…유럽의 '불협화음'

정혜인 기자 2023. 4. 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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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 속에 유럽이 원자력 발전소(원전)를 두고 분열하고 있다.

독일이 마지막 원전 3기를 폐쇄하며 60년 이상 지속된 원자력 시대의 종식을 알린 가운데 핀란드는 유럽 최대 단일 원자로 가동을 시작했다.

외신은 핀란드의 새로운 원자 가동 발표가 독일의 원자력 시대 종식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원전을 둘러싼 유럽의 불협화음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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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단일 원자로' OL3, 향후 60년간 가동…
러시아 에너지 무기화 속 유럽 원전 계획도 엇갈려
유럽 최대 단일 원자로인 핀란드의 올킬루오토 원자로 3호기(OL3) 16일(현지시간) 정상가동을 시작했다. 같은 날 독일은 마지막 원전 3호기를 가동을 중단하며 원자력 시대 종식을 알렸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 속에 유럽이 원자력 발전소(원전)를 두고 분열하고 있다. 독일이 마지막 원전 3기를 폐쇄하며 60년 이상 지속된 원자력 시대의 종식을 알린 가운데 핀란드는 유럽 최대 단일 원자로 가동을 시작했다.

16일(현지시간)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는 이날 오전 올킬루오토 원자로 3호기(OL3)의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해당 원자로는 1.6기가와트(GW) 규모로, 유럽에서 가장 큰 단일 원자로이며 인구 554만명인 핀란드 전력 수요의 약 14%를 책임질 예정이다. 핀란드에서 새로운 원자로가 가동되는 건 40년여 만이다.

OL3 원자로 운영사인 TVO의 자르모 탄후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새로운 원자로의) 시험생산이 완료됐고, 오늘(16일)부터 정상적인 전기 생산이 시작됐다"며 "이 원자로는 최소 60년 동안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원자로가 "장기적으로 핀란드의 전기 가격을 안정시키고, 에너지 친환경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미 올킬루오토에 있는 두 개의 원자로까지 포함해 이제 핀란드 전력의 약 30%가 올킬루오토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란드는 현재 발트해 연안에 있는 2개의 원전에 5개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전력 생산량은 핀란드 전체 전력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핀란드의 OL3 원자로 가동은 유럽 가압경수로(EPR) 건설이 시작된 지 약 18년 만에 이뤄졌다. 당초 OL3 원자로는 지난 2005년 건설 시작 후 4년 뒤인 2009년에 완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송 등으로 이어진 여러 문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상 가동 시기가 미뤄졌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최대 출력에 도달해 같은 해 12월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시험 단계에서 여러 차례 가동이 미뤄졌다.

/로이터=뉴스1

외신은 핀란드의 새로운 원자 가동 발표가 독일의 원자력 시대 종식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원전을 둘러싼 유럽의 불협화음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 주요 국가들은 탈원전 계획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유럽 국가로의 전력 수출을 중단해 에너지 위기가 촉발되자 일부 국가들은 탈원전 계획을 조정하고, 원전 가동 연장을 결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추진한 핀란드도 러시아의 보복성 전력공급 중단으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고, 올겨울에 대비해 OL3 원자로 가동을 희망해 왔다. 지난해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핀란드 국민의 60%가 원자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전 2030년까지 원전 1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쇄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영국은 전쟁 이후 전력 생산에서 원전의 비중을 기존 15%에서 25%로 오히려 늘렸다. 2025년까지 모든 원전 가동의 단계적 중단을 계획했던 벨기에도 가동 기간을 10년 연장했다.

반면 독일은 이들 국가와 달리 탈원전 계획을 유지했고, 16일 자정 마지막 원전 3기 가동을 완전히 중단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2002년부터 탈원전을 모색해 왔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계획에 속도를 냈고, 이날 1961년 첫 원전 가동으로 시작된 62년 원자력 시대의 막을 내렸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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