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사망 선고한 '어쩔티비' 뜻은?[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이연호 2023. 4. 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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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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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티비', '어쩌라고 가서 TV나 봐' 준말…대화 차단 효과
TV 대신 다른 가전제품 붙여 확장...'어쩔냉장고', '어쩔에어컨' 등
'어쩔티비'에 맞대응하는 말 '저쩔티비'…예능·드라마 등서 빈번히 쓰여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
사진=(왼쪽부터)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방송 화면 캡처,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2 방송 화면 캡처
◎다음 < > 속 윤식과 기수의 대화에서 (_)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말은?

<윤식: 나 아빠가 졸업 선물로 아이패드 사 줬다.

기수: 그래서?

윤식: (자랑하듯 들어 보이며) 예쁘지?

기수: (_)>

1) 조삼모사 2) 불소 3) 어쩔티비 4) 저메추

정답은 3번 ‘어쩔티비’다.

지난 2021년 말에서 지난해 초께부터 유명해진 이 신조어는 ‘어쩌라고 가서 티비(티브이·TV)나 봐’의 준말이다. 어감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 상대의 이야기를 더이상 듣고 싶지 않을 때 쓰는 말이다. 주로 친한 사이에서 장난 식으로 쓰는 말이기에 별 문제가 없지만, 상대의 얘기를 차단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자칫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말 자체가 화자의 관심 없음을 표현하는 용도 외에도 지나치게 진지한 분위기를 캐주얼한 분위기로 전환하려는 목적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오히려 다툼의 여지는 적다고도 할 수 있다.

이 단어는 TV 대신 다른 가전제품명을 붙여 무한 확장 가능하다. ‘어쩔냉장고’, ‘어쩔전자레인지’, ‘어쩔에어컨 ’, ‘어쩔청소기’ 등의 식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어쩔’ 뒤에 특정 브랜드명을 거론하기도 한다.

상대의 ‘어쩔티비’ 등에 맞대응하는 말은 ‘저쩔티비’다. ‘어쩔XX’와 마찬가지로 ‘저쩔’도 뒤에 TV 대신 다른 가전제품명들을 붙일 수 있다.

지난 2021년 연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 시즌2에 출연한 배우 신혜선은 주현영과 기싸움을 벌이며 ‘어쩔티비’-‘저쩔티비’, ‘어쩔냉장고’-‘저쩔세탁기’, ‘어쩔스타일러’-‘저쩔가습기’ 등의 단어를 주고받다가 속사포 랩처럼 “어쩔 어쩔 저쩔 저쩔 안물티비 안궁티비 뇌절티비~”로 시작하는 대사를 쏟아냈는데, 이 영상은 조회수가 무려 1000만 회에 육박하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어쩔티비’는 인터넷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등을 재생산하며 급속하게 퍼졌다.

이 단어는 비단 예능 프로그램뿐 아니라 TV 드라마에서도 활용됐을 정도로 범용성이 높은 단어다. 지난 2월 말 종영한 TV조선 주말 드라마 ‘빨간풍선’에서 28세 ‘조은산’으로 분한 배우 정유민은 극중 불륜 상대인 지남철(이성재 분)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중 이성재가 “오늘 너무 예쁘다”라고 말하자 “어쩔티비”라고 답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MC 유재석은 지석진이 “어쩔티비”라는 말을 사용하자, “여러분, ‘어쩔티비’ 석삼이 형이 했다. 사망 선고 내리겠다. ‘어쩔티비’는 이제 끝이다”라며 ‘어쩔티비’의 유행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를 들은 하하는 “우리 아들이 아직 쓴다. 한 달만 더 기회를 달라”라고 말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연호 (dew90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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