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자랑 SNS에 홀린 '청소년 조폭' 검거 4년새 2배 쑥

박우인 기자 2023. 4. 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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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직폭력 범죄가 살해·납치·폭행 등 전통적인 수법을 넘어 마약·도박, 건설 현장 불법행위 등으로 지능화·광역화되면서 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조폭들이 신규 조직원을 포섭하기 위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외제차, 고급 시계 등 재력을 과시하며 10대와 20대를 유혹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수사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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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전국 단위별 조폭현황]
경기 759명으로 가장 많이 검거
도박·마약 유통 등 '기업형' 진화
유튜브 등선 재력 과시 10대 유혹
전문가 "악영향 콘텐츠 제재 필요"
전북 일대에서 활동 중인 A조폭 조직원이 지난해 9월 1일 주점을 운영하는 B파 조직원을 가게 앞에서 폭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주지검 군산지청
[서울경제]
지난달 28일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광주 서구의 한 주점에 화장실 흡연에 항의하는 피해자를 폭행한 조직폭력배를 구속했다. 사진은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이 찍힌 CCTV 화면. 연합뉴스

최근 조직폭력 범죄가 살해·납치·폭행 등 전통적인 수법을 넘어 마약·도박, 건설 현장 불법행위 등으로 지능화·광역화되면서 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10대 조폭들이 빠르게 증가해 수사 당국의 예방적 형사 활동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 전국 단위별 조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인원은 3231명으로 전년(3027명) 대비 약 7% 증가했다. 2018년 2694명이었던 검거 인원은 2019년 3077명으로 증가한 뒤 2020년 2817명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오름세다.

조폭 신규 가입 인원도 2020년 136명에서 2021년 203명, 2022년 244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국에서 조폭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경기도로 확인됐다. 지난해 경기남부·북부청에서 검거된 조폭은 총 759명에 달했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인 서울 401명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특히 경기남부청은 534명으로 최근 5년 연속 가장 많은 조폭이 붙잡힌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어 대구(284명), 전북(245명), 대전(241명), 경남(234명) 등 순이었다. 반대로 세종(3명)을 제외하고 검거 인원이 가장 적은 곳은 강원청으로 55명이었다. 그다음으로 제주(69명), 전남(86명), 충남(97명), 인천(114명)이 뒤를 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 지역은 과거부터 토착 조폭 세력이 세를 떨치고 있어 조폭들이 많은 지역”이라며 “다만 최근 조폭 범죄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광역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조폭 범죄에 가담하는 10대 청소년이 늘고 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의 10대 조폭 검거는 2018년 100명에서 2019년 146명, 2020년 15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98명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해 210명으로 114.28% 크게 늘었다. 20대와 30대 등은 각각 지난해 1030명, 877명으로 전년 대비 14.59%, 0.79% 축소된 것과 대비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조폭들이 신규 조직원을 포섭하기 위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외제차, 고급 시계 등 재력을 과시하며 10대와 20대를 유혹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수사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지역 일대에서 활동하는 조폭이 공사 현장을 차량으로 막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경찰청
경기 평택경찰서가 14일 마약 유통 및 투약 혐의 수사 도중 평택지역 조폭 조직원 집에서 압수한 증거물. 사진 제공=경기남부경찰청

조폭들은 대규모 조직원을 거느리고 폭력을 일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도박과 마약 유통 등 ‘기업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도박 등 사행성 영업은 2018년 317명에서 지난해 751명으로 약 137%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 범죄도 2020년 35명에서 2021년 33명, 지난해 37명으로 증가세다. 반면 전통적인 조폭 범죄는 줄고 있다. 같은 기간 폭력 행사로 검거된 조폭은 1390명에서 1276명으로 감소했고 성매매는 59명에서 2명, 불법 사채는 31명에서 20명으로 감소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10대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인 만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조폭과 마약 등 10대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SNS 콘텐츠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와 제재가 논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13일부터 7월 12일까지 4개월 동안 조폭 특별단속에 나선다. 경찰은 전국 시·도경찰청과 경찰서 320개 팀 총 1593명의 인원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기업형 지능형 불법행위와 서민 대상 불법행위, 건설 현장 불법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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