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주변 해역 제대로 감시하려면 군집위성 구축 필요"

고광본 선임기자 2023. 4. 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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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방우주학회 학술대회]
해상도 낮더라도 대역폭 확대
위성 재방문 주기 단축 바람직
‘2023년 한국국방우주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이 국방우주 전략에 관해 제언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제공=우주기술진흥협회
[서울경제]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제대로 감시하기 위해서는 민군 협력을 통해 감시정찰 군집위성 구축에 박차를 가해 위성의 재방문주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황대섭 해군본부 우주발전과 중령은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한국국방우주학회·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와 공동주최한 ‘2023년 한국국방우주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군 감시정찰 위성을 신호정찰 위성,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등을 복합 운용할 수 있는 해양감시 군집위성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군 감시정찰 위성이 좁은 대역폭의 고해상도를 활용 중이나 바다를 감시하려면 해상도가 다소 낮아도 대역폭을 확대해 위성의 재방문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성능영상레이더(SAR)와 전파 대신 레이저로 탐지하는 라이다(LiDAR) 등을 활용한 위성 기반의 잠수함 탐지능력 확보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엄정식 공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는 “공군이 현재 항공전략에 치중해 미래전에서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며 “공중과 우주라는 교차영역에서 통합성과 복원력을 갖추는 것을 전략 목표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완 육군본부 미래혁신연구센터 대위는 “현재 무선주파수(RF)기반 위성통신시스템은 주파수 고갈로 인해 대역폭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며 “대안으로 초고속·광대역의 레이저통신이 대두되나 위성·지상 통신의 경우 구름 등의 영향으로 인해 전송 성능이 나빠지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기문 공군 소령은 “초소형 SAR 군집 위성을 활용해 한정된 지역의 다수 표적에 대한 감시정찰 임무를 최적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용석 국방기술품질원 첨단미래기술센터장은 “우주 무기체계의 표준을 제정하고 검·인증을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정부는 품질보증 과정에서 신기술 위험관리뿐 아니라 수명과 성능, 적정 비용 기준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나아가 정부는 2026년까지 국방우주인증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팀장은 “우주발사체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으나 안보 목적의 우주발사체는 별도의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보안 이슈와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과 학계에서도 국방우주 연구개발(R&D)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김종필 LIG넥스원 상무는 “우리나라가 레이더 SAR 통신 등 위성통신과 감시정찰위성 등에 필수인 방산용 능동위상배열안테나를 해외에 의존해 왔다”며 “위성용 레이더의 경우 전체 비용의 절반에 가까운 능동위상배열안테나에 대한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다목적실용위성 5호와 425사업은 이탈리아, 다목적실용위성 6호는 독일의 능동위상배열안테나 기술이 적용됐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주관해 ‘위성용SAR급전배열안테나’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수종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는 “기존 굴절식 광학계는 이미지 형상 능력이 우수하나 투과 파장대가 제한되고 우주환경에 적합하게 제작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며 “30kg 이하의 초소형 위성에 탑재할 수 있는 100~150mm 구경의 광학 모듈을 비축반사광학계로 만드는 연구를 통해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국제 협력이 활발한 천문학 등 기초과학에서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는 민군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준호 공주대 광공학과 교수는 “군집위성에 들어갈 혁신 광학 탑재체를 개발하기 위해 복수의 저해상도 광학 카메라의 광경로를 간섭이 없도록 겹치게 배치한 뒤 인공지능(AI)으로 고해상 지구관측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안을 검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광학 카메라 설계·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기대다.

박세경 에이알테크놀로지 연구기획실장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위성 통신 주파수에 대해 대체로 선점원칙을 적용해 우주 선도국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실제 지상 3만6000km의 정지궤도 위성만 해도 중국은 50여 개, 일본은 20여 개를 운용 중이나 우리는 KT sat이 5개를 운용하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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