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크랩 사 와"‥죽음 부른 '직장 갑질'

백승우 100@mbc.co.kr 2023. 4. 17. 15: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외전]

◀ 앵커 ▶

석 달 전, 전북의 한 농협 직원이 상급자의 지속적 괴롭힘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습니다.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나서 직장 갑질에 대한 의혹 대부분을 사실로 확정하고 관련자들을 형사 입건했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전북 장수군의 한 30대 농협 직원이 사무실 인근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서 그는, 1년 전 부임해 온 한 직장상사 등에게 지속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적었습니다.

'출근할 때 다른 주차장을 이용하라'는 말부터, '부자니까 킹크랩을 사오라'는 갑질에도 시달렸다고 합니다.

견디다 못한 피해 직원은 실제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킹크랩 27만 원어치를 사다주기도 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사망 당시는 결혼 석 달째.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사무실에서 휴직이나 하라고 했다"며 "이 상태로 계속 가면 힘들 날이 길어질 것 같다"고 유서에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앞서 작년 9월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만큼 고통이 컸지만 농협 측의 대응이 부실했다고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신고 이후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진/유가족] "(신고 직후) 정식 인사 발령을 내지 않고 구조적으로만 총무계에 가서 있으라고 했으며‥"

피해 직원이 본점으로 발령 난 뒤엔, 내부 전산망 접속도 안 되는 PC를 지급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가해자가 매일 본점으로 찾아와 웃었다'며 2차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도 유서에 적혔습니다.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나서자 사측이 고용한 노무사는 가해자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진상 규명 과정에 비밀이 새 나가고, 편향된 조사가 이뤄진 걸로 파악됐습니다.

노동부 전주노동고용지청은 총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 등을 형사 입건하고 과태료 6천7백여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괴롭힘 가해자 4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결과를 통보하라고 했습니다.

노동부는 이와 함께 장수농협이 직원들에게 연장 근로수당 4억 원을 안 주는 '공짜 노동'을 시키는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사례들도 적발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백승우 기자(100@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1400/article/6474812_36177.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