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약음료 1병에 필로폰 3회 투약분량…마신 학생 일주일간 고통"
서울 강남 학원가에 뿌려진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해 해당 음료 1병당 필로폰 3회 투약 분량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1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브리핑을 열고 마약음료 사건에 대해 이같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먼저 경찰은 마약음료를 제조해 서울로 전달한 사람 등 7명을 검거해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국에 체류 중인 '윗선' 3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윗선으로 지목된 이 모 씨가 작년 10월부터 계획했습니다. 이씨는 중학교 동창 사이인 길 모 씨에게 지난달 마약음료 제조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길씨는 마약음료 제조에 필요한 중국산 음료를 구입했고, 여기에 '던지기 수법'으로 구매한 필로폰 약 10g을 섞었습니다. 이렇게 마약음료 100병이 만들어졌습니다. 1병당 0.1g의 필로폰이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필로폰의 경우 통상 한 번에 0.03g을 혈관에 투약하면 위해하다고 봅니다. 마약음료의 경우 혈관 투약은 아니지만 상당히 위험한 양이 들어가 있었다고 경찰은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통해 한 학생은 마약음료 1병을 다 마셨고, 일주일 동안 상당히 고통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투약 경험이 없는 미성년자가 1회 (필로폰 투약분의) 3.3배에 달하는 양을 투약했을 때 급성 중독에 걸릴 위험이 있다"면서 "급성 중독에 걸릴 경우 정신 착란이나 기억력 상실 등 심각한 신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당은 이 음료를 '기억력 상승·집중력 강화 음료'로 속인 뒤, 시음 행사를 진행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렇게 모인 아르바이트생에게 마약음료를 주며 강남 지역에 배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18병이 현장에서 배부됐습니다. 이 가운데 8병을 학부모 1명 포함 9명이 마셨고, 4병은 수령만 하고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나머지 6병은 현재 조사 중입니다. 음료를 마신 학생들은 어지러움과 구토 등 부작용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당은 학생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면서 이를 미끼로 학부모들을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협박을 받은 학부모는 6명으로, 1억원을 요구받았다는 부모의 진술도 나왔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마약과 보이스피싱을 결합한 신종 범죄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당 중 일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배후에 더 큰 보이스피싱 조직이 있을 가능성을 두고 중국 공안 당국에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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