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골골골, 2017년을 넘어설까
올해 K리그1은 초반부터 엄청난 골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두 팀 합계 8골이 터진 경기도 나왔고, 5-0의 일방적인 경기도 있었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228경기 체제가 도입된 후 최고 기록도 무리는 아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은 지난 16일까지 팀별로 7경기, 총 42경기를 소화했다. 42경기에서 쏟아져 나온 골은 총 115골로, 경기당 평균 2.74골이다. 지난해 같은 시점에서 기록한 86골보다 무려 29골이 많다.
지금 페이스라면 2018년 이후 5년 만의 600골은 물론, 228경기 체제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최고 기록인 2017년의 626골을 넘는 새 기록도 도전이 가능하다. K리그는 2016년부터 순위 산정방식에서 다득점을 골득실보다 우위에 두기 시작했는데, 그 해 처음으로 600골을 넘었고 2017년에 정점을 찍었다. 2017년 첫 7번의 라운드에서 터진 골은 105골. 일단 지금까지는 그 때 페이스보다 빠르다.
이번 시즌 초반 골폭죽을 선도하는 것은 놀랍게도 승격팀인 대전 하나시티즌과 광주FC다. 대전은 7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골이 넘는 16골을 작렬하며 울산 현대(14골), 포항 스틸러스(11골) 등 공격력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팀들을 모두 제치고 팀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광주도 대전만큼은 아니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12골로 팀득점 4위에 올라있다.
보통 승격팀의 경우 잔류를 목표에 두고 수비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전과 광주는 정반대다. 기존 K리그1 팀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공격적인 운영을 한다. 대전은 지난 16일 선두 울산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먼저 내주고도 내려서지 않고 공격으로 맞불을 놔 끝내 짜릿한 2-1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같은날 광주는 대구FC와 치열한 난타전을 펼친 끝에 4-3으로 이겼다. 광주는 지난달 18일에도 인천 유나이티드를 5-0으로 대파하는 등 볼맛나는 공격축구를 선도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가 더 고무적인 것은,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 다른 공격적인 팀들이 올라올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울산과 함께 패권을 다퉈온 전북 현대는 초반 7경기에서 4패를 당하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조규성, 구스타보, 하파엘, 이동준 등 최정상급 공격수들이 제 페이스를 찾는다면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다. 포항과 겨우내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한 FC서울도 무시할 수 없는 공격력을 갖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덩달아 불어닥치고 있는 골폭풍이 K리그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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