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누가 될까…애플-삼성 '스마트 링'서 맞붙는다
갤럭시링 2월 국내 특허청에 상표권 출원
"삼성 기술력 상당한 궤도...상용화는 고민"
'숙명의 라이벌'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에 이어 '스마트링'(반지) 시장에서 격돌한다. 애플의 관련 특허가 승인되고 삼성의 상표권 출원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최근 모바일 시장이 정체기라는 점에서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USPTO(미국특허청)는 애플이 출원한 피부 간 접촉 감지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최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애플링으로 예상되는 해당 특허 출원 배경에 대해 애플은 "마우스, 조이스틱, 터치패드 등 많은 유형의 입력 장치가 컴퓨팅 시스템에서 작동하는 것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애플링 역시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연동한 입력 장치 및 컨트롤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VR·AR(가상·증강현실)헤드셋을 착용한 사용자가 애플링을 낀 손가락으로 시스템을 작동하고 통제하는 식이다. 뿐만 아니라 애플워치처럼 아이폰과 연동해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를 확인하는 등의 간단한 기능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급하거나 스마트폰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스마트링의 사용성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애플워치와 달리 2㎝ 안팎의 얇은 링에 다양한 기능을 넣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 수준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통신 등의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스마트링에 통신칩, CPU(중앙처리장치) 등 핵심 반도체를 모아놓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탑재돼야 하는데, 소형화와 최적화 등 기술적 난제가 있다는 것이다. 출시 시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올해 이후가 될 전망이다.
삼성도 스마트링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삼성은 지난 2월 한국 특허청에 '갤럭시링'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표 출원이 무조건 상품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이 이같은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고 상품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갤럭시링은 광혈류측정센서(PPG)와 심전도(ECG) 센서 등의 탑재로 건강 지표나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기능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워치와 비슷하지만 반지 안쪽 면 전부가 손가락을 감싸는 형태이기 때문에 더욱 밀접한 건강정보 측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미 갤럭시링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기술 궤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갤럭시워치와 포지션이 겹친다는 점에서 출시 시점과 상용화를 고민하고 있다. 삼성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삼성이 이미 갤럭시링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잘 준비하고 있지만 워치와 포지션이 겹쳐 효용성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론 스마트링 시장은 전혀 새로운 영역이 아니다. 지난해 구찌는 핀란드 헬스케어 기업 오우라와 협업해 스마트링을 출시한 바 있다. 활동량, 수면패턴, 체온, 심박수 등 기본적인 건강관리 기능만 지원하지만 가격은 950달러(약 125만원)로 다소 비싸다. 명품 프리미엄 때문이다.
애플과 삼성은 자사 기기 간 연결성 강화로 앞서 출시한 스마트링과 차별성을 내새울 전망이다. 기술력과 원가절감을 통해 100만원 미만의 가격대로 대중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애플과 삼성 역시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 양사는 그간 에르메스, 톰브라운 등과 협업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한정판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반지는 명품 브랜드에서 선호하는 제품이라 이전보다 더욱 활발한 협업이 예상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스마트링 출시로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5억2320만대로 예측됐다. 향후 5년간 연평균 5.4%씩 성장해 2027년에는 6억4450만대의 출하량이 예상된다고 IDC는 분석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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