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에 사모펀드 운용팀 줄퇴사

정민하 기자 2023. 4. 1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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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으로 절반에 가까운 자본시장부문 PE실 직원이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산은 자본시장부문 PE실 소속 직원 7명이 퇴사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지난 15일 산은이 부산 이전 추진을 위해 개최할 예정이던 '직원 설명회'는 직원들의 반발로 파행됐고, 10일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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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실무급 직원 10명 中 6명 퇴사
과거 선호도 높았지만, 줄줄이 퇴사 이어져
“기관 경쟁력 악화, 국가 경제 악영향 미칠 것”
산업은행 노조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산은 이전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으로 절반에 가까운 자본시장부문 PE실 직원이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산은 자본시장부문 PE실 소속 직원 7명이 퇴사했다. 부서장을 포함한 전체 인력이 16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44%가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실무진만 보면 10명 중 6명이 퇴사한 것으로, 실제 업무를 보는 인력이 반토막 나게 된 셈이다.

산은 내부 관계자는 “팀장 한 명, 팀원 세 명으로 구성된 한 팀은 팀원 두 명이 나가면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워 정기 인사, PE실 내 팀 간 인원 조정으로 인력을 간신히 충원했다”면서 “PEF 관련 경험이 있는 기존 직원들이 계속 나가고, 신규 직원들이 들어와 내부에선 업무 연속성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산은은 지난 2005년부터 국가 전략산업 육성,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 지원, 선제적 재무구조개선 지원 및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등을 위해 사모펀드(PEF)를 운용하고 있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 PE실이다. PE실의 주된 업무는 ▲사모투자전문회사 업무에 대한 기획 및 통할 ▲사모투자전문회사 설립 관련 업무 ▲사모투자전문회사에 대한 출자, 운용 및 관리 등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릴레이’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강석훈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에만 100명 가까이 나갔다. 올해 들어선 매월 10명가량 이탈하는 직원이 나오면서 내부적으론 올해 자발적 퇴사자가 100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이탈 직원 대부분은 기업 내 허리 역할을 하는 실무자급 주요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의 예년 퇴사 인원은 1년간 40여명에 못 미쳤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은행 부산이전 관련기관 간담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높은 연봉과 안정된 근무조건 등으로 취업준비생의 선호도가 높았던 산은이 이렇게 된 배경엔 본사 부산 이전 이슈가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강 회장은 지난 11일에도 취임 후 세 번째로 부산을 찾으면서 본점 이전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일부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산은 부산 이전 간담회에서 “국회가 도와달라”며 힘을 보탰다.

정부는 곧 국가균형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산은의 지방 이전 기관 지정 안건을 승인할 계획이다. 해당 안건이 균형위 승인을 받으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강 회장의 산은 부산 이전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그러나 산업은행법 개정과 노동조합 합의 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 한국산업은행법에 따르면 본사 위치는 서울로 명시돼 있다. 이전을 하려면 국회에서 산은 본점 소재지에 관한 법 수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

노조 측은 더 격렬한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 승진자인 김복규 신임 수석부행장의 지난 23일 첫 출근이 노조 저지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15일 산은이 부산 이전 추진을 위해 개최할 예정이던 ‘직원 설명회’는 직원들의 반발로 파행됐고, 10일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산은 내부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데도 10년 차 전후 숙련된 실무인력이 지속해서 퇴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퇴사 러시는 결국 기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수익성 악화로 인한 정부 배당금액 감소 등 국가 경제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산은 홍보실 관계자는 “일부 직원의 퇴사가 있었으나 인수인계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관련 업무 전문성을 보유한 유경험자를 중심으로 적시에 인력이 충원돼 현재 업무가 원활히 수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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