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근접한 금값... 월가 “더 오를 수도”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4. 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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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세가 상승하면서 년 중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지난 6일 종로 한국금거래소에 골드바 사진이 걸려있다. [이승환기자]
거시경제 불안정, 미중 갈등 등으로 금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금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금 1㎏ 현물 가격은 1g당 8만429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올랐다. 지난 7일에는 8만6330원을 기록해 2014년3월 시장이 개설된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내 금값은 글로벌 금 가격 추이와 연동된다.

최근 금값이 급등한 이유는 경기에 대한 우려, 채권 금리 하락, 약달러로 요약된다. 미국의 경기 침체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심리가 강해진 가운데, 채권과 달러 등 다른 안전자산의 가치는 내려가면서 금값이 치솟은 것이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금 가격 상승 모멘텀이 아직 남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인하해야 할 상황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보조 이코노미스트인 브래들리 사운더스는 “우리는 올해 매국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더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경기가 하강할 것이며 연준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이나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가 금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 역시 금 가격 상승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세계금협의회의 데이터를 인용해 세계 중앙은행이 지난 1~2월 간 157t의 금을 사들였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다. 중앙은행들은 주로 달러를 비축해 안전자산 포트폴리오를 채우는데 이 역할을 금이 더 많이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갈등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국가들이 금을 더 급격히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은 1월에 15t, 2월에 25t의 금을 사들였고 터키 중앙은행은 2개월간 46t의 금을 사들였다. 러시아도 1월에는 금을 매수하지 않았지만 2월에만 31t의 금을 샀다.

배런스는 “현재 금의 명목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는 그렇지 않다”고도 분석했다. 1980년대에 금 가격은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 온스(약 0.03kg) 당 3000달러를 넘었던 적이 있었는데, 최근의 2000달러대 가격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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