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선 좋았는데... 상승장에선 맥 못추는 EMP펀드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4. 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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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펀드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초분산 투자로 지난해 글로벌 하락장에서 선방했던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상승장 속에서 분산 투자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수익률과 설정액이 꺾이고 있는 것이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EMP 펀드 5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36%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주식 ETF(19.03%), 해외주식 ETF(15.02%)를 비롯해 코스피 지수(15%)의 연초 이후 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0.11%로 에프앤가이드가 46개로 분류하는 테마 펀드 중 41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설정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연초 이후 EMP펀드에서는 670억원이 빠져나갔다.

EMP펀드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ETF로 운영하는 펀드로 위험 분산 효과가 커서 ‘초분산 상품’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식, 채권은 물론 부동산 등 다양한 업종의 ETF에 투자해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노리는 펀드다. 국내 EMP펀드 중 설정액이 3400억원에 달하는 ‘IBK플레인바닐라EMP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의 경우 해외주식 36.7%, 해외채권 30.6%, 국재 주식 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펀드의 경우 선진국 혁신성장기업, 신흥국, 고배당 인컴 ETF에 주로 분산 투자한다.

EMP펀드가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 하다보니 지난해 하락장에서 수익률 방어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EMP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6.78%였는데 이는 국내 ETF(-23.31%), 해외 ETF(-17.20%), 코스피 지수(-23.82%)를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이에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EMP펀드 설정액은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식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EMP펀드 수익률은 다른 테마와 비교했을 때 주춤하고 있다. 이에 국내 EMP 펀드 설정액은 922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물론 EMP 펀드라고 해도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익률이 엇갈리기 마련이다. EMP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HDCBLASH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종류A’는 12.83%, ‘KB글로벌주식솔루션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UH)C-E클래스’ 10.56%,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EMP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_A’은 8.74%에 달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MP펀드는 다양한 위험자산에 투자해 변동성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며 “단기적인 시각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률 효과를 따져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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