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개방되도 성장률 도움은 '글쎄'...중 1%p 오르면 韓 0.08%p 성장
"中 경제 외식·의류 중심으로 개선…내구재 아직"
중국이 리오프닝(경제 개방)을 한 지 5개월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리오프닝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중국이 서비스업 위주로 1%포인트 성장할 경우 우리나라는 0.08%포인트 성장 개선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은은 하반기쯤 리오프닝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중국내 IT재고 수준이 상당히 높아 재고 조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 중국 정부가 단체 관광을 불허하고 있어 단체 관광 허가 여부도 중국 경기 개선 파급효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17일 한은이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영향 점검’이라는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중국이 제조업 위주로 1%포인트 성장할 경우 우리나라는 0.11%포인트 성장 개선효과가 있지만 최근처럼 서비스업 위주로 성장할 경우엔 성장 개선 효과가 0.08%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및 IT비중이 높은 대만, 일본 등의 성장 파급효과도 중국이 제조업 위주로 성장시 평균 0.13%포인트, 서비스업 위주는 0.09%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2월 소비재 중심으로 중국 경제가 1%포인트 성장할 경우 0.1~0.13%포인트 가량 성장 효과가 있다고 밝힌 것보다 훨씬 적은 수치입니다.
보고서 작성을 총괄한 임근형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장은 “총재가 밝힌 숫자는 DSGE 요소를 반영한 준구조모형을 사용했고 이번 연구는 산업연관 모형을 사용했다는 차이가 있다”며 “특정 숫자보다는 중국이 제조업 위주로 성장할 때보다 지금처럼 서비스업 위주로 성장할 때 우리나라 성장 파급 효과가 낮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달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리오프닝을 했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주로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등 IT 부문 중간재 수입 수요가 늘어나지 않으면서 대중 수출의 리오프닝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올 1~2월 외식서비스, 화장품, 의류 등 대면활동과 관련된 부문이 큰 폭으로 개선된 반면 휴대폰,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작년 4분기 전년동기비 31.7% 감소에서 올 1분기 44.5% 감소로 감소세가 확대됐습니다.
그나마 비IT부문 수출 감소세는 같은 기간 22.3% 감소에서 19.1% 감소로 감소세가 완화됐습니다.
임 팀장은 “2~3월중 경기민감 품목인 기계, 철강 등을 중심으로 대중 수출 감소폭이 다소 줄었으나 반도체 등 IT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대중 무역수지는 1분기 78억5000만달러 적자로 작년 4분기(26억2000만달러 적자) 대비 세 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대중 수출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 반면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원자재 등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2차전지 생산을 위한 수산화리튬, 니켈, 코발트 수입액이 1분기 34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218.4%나 급증했습니다.
중국내 제조업 재고도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2015년~2019년 평균 재고 수준이 100이라고 볼 때 올해 IT재고는 140을 넘어섭니다.
임 팀장은 “글로벌 수요 약화 등으로 IT부문 등을 중심으로 재고 수준이 여전히 과게 추세를 크게 상회, 중간재 수입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중 수출 중 중간재 수출 비중이 80%에 달해 중국의 중간재 수입 수요가 대중 수출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의 경제 구조 변화도 중국 성장의 파급 효과를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올 1~2월과 작년 4~12월의 대중 수출 감소폭을 비교한 결과 월 평균 31억달러의 대중수출이 감소했는데 이중 60% 가량인 18억5000만달러는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에 따른 것이었으나 중국의 수입 구조 변화에 따른 영향도 7억6000만달러(25%)에 달했고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 약화 요인도 4억9000만달러(16%)로 집계됐습니다.
임 팀장은 “중국이 산업 고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자급률을 높여가면서 수입 수요가 기조적으로 약화해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인데다 자국 제품의 품질 향상, 애국 소비 운동(궈차오)으로 자국산 소비재 선호도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리오프닝을 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더디게 늘어나는 것도 우리나라 경기 개선 효과가 약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국내 입국자 수는 2019년을 100이라고 할 때 올해 중국은 17에 불과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단체 관광을 허용하지 않은데도 한중간 항공편이 급감한 영향입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 1분기 여행수지 적자가 3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임 팀장은 “앞으로 대중 수출은 당분간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경기 부진 완화, 중국 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시장에선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등으로 하반기 이후 IT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IT 경기 회복 시점이나 중국 산업 구조 변화 등의 불확실성 요인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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