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 충돌 사망자 97명↑···인도주의적 휴전 종료
수단에서 발생한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97명으로 늘었다. 세시간 남짓한 인도주의적 휴전 동안에도 교전이 지속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단의사중앙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15일 전투 발발부터 현재까지 민간인 97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동의 어려움으로 인해 모든 사상자를 다 아우르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부군과 RSF의 교전으로 인한 사상자 규모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앞서 수단의사중앙위원회는 민간인 56명이 숨지고 군인과 민간인 등 595명이 다쳤다고 집계했으나, 하루 만에 100명 가까이로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6일 기준 83명 이상이 사망하고 1126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은 직원 3명이 북부 다르푸르에서 사망하자 수단에서의 사업을 철수했다.
수단 정부군과 RSF는 지난 15일 새벽부터 수도 하르툼을 비롯한 각지에서 탱크와 전투기 등 중화기를 동원해 교전을 벌였다.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RSF 사령관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는 30년 가까이 독재자로 군림한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2019년 쿠데타로 끌어내린 동지였다. 그러나 이후 수단에서 민주주의 씨앗은 싹트지 못했다. 군 1인자 부르한과 2인자 다갈로는 2021년 10월 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려던 과도정부를 또다시 쿠데타로 무너뜨렸다. 부르한은 현재 수단의 실질적 국가원수로 꼽힌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서며 갈등을 키워왔다. RSF를 정부군에 통합하는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세력은 최근 수개월 간 서로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분열을 거듭하며 각자의 병력과 무기를 하르툼을 포함한 전국의 군사 기지에 추가 배치했고, 이번 전투로까지 이어졌다.
충돌 이틀차였던 지난 16일 양측은 부상자 수송 등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통로를 개방하라는 유엔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대략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 동안 휴전했으나, 휴전 중에도 하르툼과 전국 각지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알자지라통신은 “휴전의 목적은 대통령궁 주변과 육군 총사령부 인근에 갇힌 이들의 탈출이었다. 그 3시간 동안 하르툼 여러 지역에서 폭격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휴전 종료 이후 공습과 전투가 재개됐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정부군과 RSF 양측은 각각 상대방이 먼저 싸움을 시작했다고 비난을 주고받았다. 양측 모두 자신들이 공항과 대통령궁 등 주요 거점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권력 투쟁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로 갈등 종식을 촉구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유엔, 유럽연합, 아프리카연합 등은 적대행위를 조속히 멈출 것을 요청했다. 동아프리카 지역 연합체인 정부간개발기구(IGAD)도 수단 정부군과 RSF 간 화해를 중재하기 위해 조만간 케냐, 남수단, 지부티 대통령을 파견할 예정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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