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규제하니 전통시장도 손님 뚝..온라인 쇼핑만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규제하고, 월 2회 강제 휴무를 의무화 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제정된 후 12년이 지났다. 대형마트를 규제해 죽어가는 전통시장을 살리자라는 의도였지만 규제로 인한 소상공인의 반사 이익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온라인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을 불러와 지난 10여년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점유율은 각각 24%, 33%나 줄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이미 2020년에 “유통시장은 ‘대형마트’ VS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 시장 VS 오프라인 시장’의 경쟁으로 유통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지적했지만 규제는 여전히 12년 전에 머물러 있다.
■대형마트 규제하니 전통시장도 손님 줄어..온라인 쇼핑만 급증
1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유통법 개정 이후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으로 인한 전통시장의 반사 효과가 없거나, 크지 않다는 연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유통학회(2017년, 2019년), 한국중소기업학회(2018년)는 총 3차례에 걸쳐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의 실효성을 분석했다.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수조사 방식으로 그 결과 대형마트 의무 규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을 경우 주변 소매 점포 소비금액은 8~15% 감소했다. 반면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쇼핑 이용금액이 최고 37% 증가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주변 상권이 이득을 본 게 아니라 온라인 쇼핑으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2017년 연구에서는 대형마트가 출점할 경우 전통시장은 100명의 고객 중 4.91명의 고객을 뺏기지만, 오히려 14.56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돼 모객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신규 출점이 전통 상권의 손님을 일부 빼앗지만 오히려 새로운 신규 손님을 불러들여 긍정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반면 대형마트 1곳이 폐점할 경우 반경 3km 이내 주변상권에서 총 429명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대형마트가 일자리 유지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규제를 시작한 2012년과 10년 뒤인 2021년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등) 매출 점유율은 각각 23.9%와 32.6%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무점포소매의 시장 점유율은 129.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규제가 오히려 온라인 쇼핑으로 수요를 몰리게 만들어 전통시장의 동반 침체를 불러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0일 한국유통학회, 한국소비자학회, 한국프랜차이즈학회, 한국로지스틱스학회의 유통물류 관련 4개 학회 전문가 108명을 대상으로 '유통규제 10년, 전문가의견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문가 10명 중 7명(70.4%)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대형마트는 물론 보호대상인 전통시장까지도 패자로 내몰았다고 답했다. 83.3%의 전문가는 "대형마트 규제 폐지 또는 완화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76.9%는 "대형마트 의무유헙일 규제로 인한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주말에 대형마트 문 닫는게 무슨 효과?..그냥 백화점 간다"
반면 일부 소상공인 단체와 대형마트 노조 등은 현재의 규제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맞지만 약자와의 상생을 위해 현재의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18년 6월에는 헌법재판소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을 하기도 했다. 재판관 8대1로 합헌 결정을 내린 헌재는 "대형마트 등의 경제적 손실과 소비자의 불편 등도 생길 수 있으나 입법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 범위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를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를 반영해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7월 20일부터 31일까지 '국민제안 TOP10' 온라인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이 중 가장 득표가 많은 3개를 실제 정책에도 반영할 계획이었다. 당시 투표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총 57만7415표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복 투표와 투표 조작 논란이 불거지며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21대 국회가 출범하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관련 법안만 총 20개에 달한다. 하지만 단 한 개의 법안을 제외하고 19개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2020년 9월 처리된 이장섭 의원 대표 발의안은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 만료시기를 5년간 연장하는 법안이다.
직장인 윤여광씨는 "동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식품 코너나 인근 킴스클럽에 간다"며 "주말에 대형마트 문을 닫는게 무슨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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