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불어넣은 ‘마네킹’ 이관희, 준비한 세리머니 할 수 있을까?
안양 KGC인삼공사와 고양 캐롯, 창원 LG와 서울 SK의 4강 플레이오프가 열리고 있다. 관심이 쏠리는 건 KGC인삼공사와 캐롯의 맞대결이다. 김승기 캐롯 감독과 전성현이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옛 소속팀을 만났기 때문이다.
정규리그에서 대등한 승부를 펼쳤던 LG와 SK의 맞대결은 기대하게 만드는 흥미요소가 떨어졌다.
이관희가 팬들의 시선을 끄는 한 마디를 내던졌다. SK와 맞대결에서 유독 두드러졌던 이관희는 “SK에 수비수가 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한 명의 마네킹이다”라며 “SK에는 워낙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삼성 시절부터 SK와 경기에서는 잘 했다. SK와 경기에서는 자신이 있기에 내일(14일, 1차전) 재미있게 경기를 할 생각이다”고 했다.
이관희가 던진 마네킹이라는 불씨를 전희철 SK 감독이 제대로 불태웠다. 수비에 강점을 가진 최원혁과 최성원, 오재현을 마네킹 1,2,3이라고 부르며 이들의 선전을 바란 것이다.
다만, 최성원은 1차전에서 승리한 뒤 “벼르고 나오기보다는 상대 선수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경 쓰지 않는다.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이관희의 발언을 달가워하지 않은 뒤 “세리머니는 이관희 형이 도발했기에 따라 한 거다. 또 SK 팬들이 멀리서 오셨는데 빨리 가셔야 해서 했다”고 이관희처럼 시계 세리머니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성원의 발언을 전해들은 전희철 감독은 “최성원은 성격이다. 나 때문인가? 1번이라고 했어야 하는데 2번이라고 해서 그런가”라고 했다.
오재현은 이관희의 수비에 대해서는 “우리와 (4강 플레이오프) 하기 전까지 이재도 형과 마레이 선수에게 신경을 많이 썼다. 그 쪽을 신경 쓰니까 이관희 형의 득점이 많이 나온 거 같은데 마레이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는 (이관희 형과) 1대1 수비에 집중하면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마레이 선수가 없으면 도움수비를 안 가도 된다. 항상 도움수비를 가다가 득점을 허용했다. 우리가 잘 막을 자신 있다”고 했다.
최원혁은 자신들에게 날아온 화살을 김선형과 허일영에게 돌렸다. 이관희에게 많은 득점을 허용한 책임이 있는 두 고참 선수에게 마네킹이라고 한 것이다.
김선형은 “감독님께서 약속해준 수비가 있다. (1차전에서) 이관희와 이재도를 제어하려고 했고, 최원혁과 최성원이 잘 막아줬다”며 “나 역시 재도나 관희와 매치업이 될 때가 있는데 약속된 수비를 똑같이 했기에 누가 막아도 잘 막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김선형은 이관희의 마네킹 발언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동기부여를 줘서 더 좋았다. 불협화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NBA의 경우 더 심한 것도 많다”며 “이런 게 흥행요소이고, 코트 밖에서 설전이 재미라고 생각한다. 또 진심으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미있다”고 했다.
최원혁은 1차전에서 3점슛을 성공한 뒤 고장 난 시계 세리머니를 했다.
최원혁은 “(세리머니를) 준비했었다. 그 기사를 보자마자 생각난 게 ‘LG와 경기에서 (이관희가 하는 세리머니의) 저 시계를 뺏어야 한다’는 거였다. 3점슛 하나를 넣으면 (세리머니를) 해야겠다고 했는데 초반에 3점슛이 들어가서 내가 하고, 후반에는 성원이가 해서 그 세리머니가 완성되었다”며 “단순하게 시계가 고장 났다는 느낌으로 했다. 고장 난 시계라는 의미였다”고 했다.
2차전을 앞두고 최성원이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할 때 SK 선수들은 그 화면에 잡히도록 최원혁과 오재현을 마네킹처럼 세워놓기도 했다.
최원혁에게 또 다른 마네킹이라고 지목 받은 허일영은 2차전에서 승리한 뒤 “나를 막기도 했던 이관희 선수가 우리 선수들을 마네킹이라고 했다. 나에게도 그랬기에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허일영은 이날 24점을 올렸다. 이관희의 수비가 마네킹과 같았다는 의미다.
이관희는 1차전에서 6점에 그쳤지만, 2차전에서는 19득점했다. 두 경기에서 3점슛 5개를 모두 실패해 세리머리를 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관희는 과연 준비한 세리머니를 하면서도 SK에게 반격하는 승리를 가져올까?
LG는 18일 오후 7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SK와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갖는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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