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추천 책] 사랑 앞에 서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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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놓아주는 거야."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대사다.
우린 종종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고, 걱정이 많아지면 결국 그 관계를 피하기도 한다.
충분히, 그리고 능숙하게 사랑하지 못한 죄로 이 세 사람은 충돌과 오해를 반복한다.
희영이 정윤에게 보낸 편지 중 한 구절처럼 "사랑하고 싶었으면서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사람이라면 주인공들의 마음과 맞닿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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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지음, 손은경 그림
미메시스 펴냄
“사랑하니까 놓아주는 거야.”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대사다. 하지만 현실에서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들은 분통을 터트린다. 끝까지 나쁜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이 뻔한 변명을 수긍할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사랑 앞에 머뭇거려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우린 종종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고, 걱정이 많아지면 결국 그 관계를 피하기도 한다. 연인 관계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 친구와의 관계에서 우리는 자주 서툴고, 후회한다.
최은영의 〈몫〉에 등장하는 세 주인공은 사랑 앞에 서툰 사람들이다. 해진은 사랑 자체에 서툰 편이다. 자신감이 부족한 그는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이 있는지, 그들이 자신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지 늘 의심한다. 희영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잘 나누지만, 정작 정말 사랑하는 정윤에게 그 마음을 전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받을 상처가 두려워서 머뭇거린다. 정윤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다. 자신을 지우는 것을 연인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생각과 재능을 믿지 못한다. 충분히, 그리고 능숙하게 사랑하지 못한 죄로 이 세 사람은 충돌과 오해를 반복한다.
어떤 의미에서 이 소설은 후회의 기록이다. 희영이 정윤에게 보낸 편지 중 한 구절처럼 “사랑하고 싶었으면서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사람이라면 주인공들의 마음과 맞닿을 수 있을 것이다.
최은영 작가는 책 말미의 인터뷰에서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라는 질문에 “나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이야기를”이라고 답했다. 세 사람의 후회가 자신의 후회와 겹쳐질 때 독자는 자기의 사랑을, 그리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주하은 기자 ki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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