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서 제조된 ‘마약 음료’ 1병에 3회 분량 필로폰 들어

신정은 2023. 4. 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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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의 한 주택가에서 제조, 이달 초 강남 학원가에 배포된 일명 '마약 음료' 1병에는 3회 투약 분량의 필로폰이 들어있던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이곳에서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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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열린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에 압수된 마약음료와 설문지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원주의 한 주택가에서 제조, 이달 초 강남 학원가에 배포된 일명 ‘마약 음료’ 1병에는 3회 투약 분량의 필로폰이 들어있던 것으로 추정됐다.

1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번 범행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책으로 추정되는 한국 국적 이모(25)씨가 지난 3월 초 중학교 동창인 길모(25·구속)씨에게 마약음료 제조·배송을 지시하면서 본격화했다.

범행을 꾸민 일당은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뒤 “대치동 학원가에 배포하라”며 좌표까지 찍어줬다.

일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 사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기억력 상승·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행사를 진행할 알바생 4명을 모집했다. 이 가운데 1명은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고를 보고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당은 15만∼18만원이었다. 이들이 ‘마약 음료’임을 인지했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 17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열린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에 압수된 마약음료와 설문지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마약음료 제조 장소는 원주의 한 다세대 주택 3층에 위치한 평범한 가정집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곳에서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지난 3일 오후 2∼3시 원주에서 택배와 퀵서비스로 배송된 마약음료와 함께 대치동 학원가에 배포하라는 윗선 지시를 받았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4시50분쯤부터 오후 9시쯤까지 2인 1조로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일대를 돌아다니며 마약음료를 나눠줬다. 중국에 있는 일당은 구매 의사를 확인하는 데 필요하다며 받은 부모 번호로 이튿날 오전 협박전화를 걸었다.

▲ 마약 공포로 전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으로 구속 송치된 마약음료 제조범 길모씨가 1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이송되고 있다.연합뉴스

경찰은 길씨가 마약음료를 100병 만든 점으로 미뤄 병당 0.1g의 필로폰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필로폰은 통상 한 번에 0.03g 투약한다.

마약음료는 모두 18병이 배부돼 이 가운데 8병을 9명(학부모 1명 포함)이 마셨으며, 4병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6병은 조사 중이다.

피해자들은 구토와 어지러움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투약 경험이 없는 미성년자가 3.3배에 달하는 양을 투약했을 때 급성 중독에 걸릴 위험이 있다”며 “급성 중독은 정신착란이나 기억력 상실, 심각한 신체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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