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진선규·전종서·장률, 칸에서 본 K콘텐츠 몸값 어땠나 [인터뷰 종합]
[OSEN=연휘선 기자]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사랑받는 상황. 제작 일선에 있는 배우들이 느끼는 감회는 어떨까. 토종 OTT 오리지널 작품 중 처음으로 칸 시리즈 페스티벌에 진출한 '몸값'의 진선규, 전종서, 장률에게 물어봤다.
16일(한국시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극본 전우성·최병윤·곽재민, 연출 전우성) 측은 프랑스 칸에서 치러지고 있는 제 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참석한 주연 배우 진선규, 전종서, 장률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는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진행돼 프랑스 칸에 있는 세 배우들과 국내 취채진이 원격으로 만나는 자리로 꾸며졌다.
'몸값'은 각자의 이유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스릴러 작품이다. 지난해 10월 티빙에서 공개됐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몸값'은 원테이크 촬영기법, 독특한 소재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와 티빙의 파트너십 작품으로 선정돼 올 여름 글로벌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그에 앞서 '몸값'은 국내 OTT 오리지널 중 최초로 칸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장편 경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19일(현지시간)에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베스트 시리즈, 음악상, 각본상, 배우상(베스트·스페셜) 등 5개 부문을 두고 후보작 10편과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아직도 안 믿긴다"라고 입을 모은 세 배우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종서는 "뭐든 받으면 좋겠다"라고 하면서도 "다 받으면 더 좋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진선규 또한 "온 김에 누구든 뭐라도 받으면 좋지 않겠나"라고 거들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몸값'으로 처음으로 칸을 밟은 진선규와 장률은 더욱 감회가 남달랐다. 진선규는 "제가 러닝을 좋아하는데 오자마자 러닝으로 칸 해변을 쭉 뒤었다. 그때 한번 '칸에 왔구나' 체감했다. '봉주르?'라는 인사가 들릴 때마다 실감하게 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률은 "도착해서 2박을 한 상태인데 아직도 시차 적응도 안됐다. 여전히 꿈인 것 같다. 그만큼 실감이 안 된다"라며 기쁜 설렘을 드러냈다.
5년 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으로 칸 국제 영화제 초청을 받았던 전종서는 '몸값'으로 다시 한번 칸에 입성했다. 그는 "밤거리 야경을 봤다. 다같이 저녁을 먹고 돌아갈 때 15분 정도 거리를 걸으면서 갔는데 주황빛의 칸 거리가 너무 예뻤다. 그때 '여기가 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렇듯 '몸값'이 칸에서도 인정받은 비결에 대해 배우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장률은 "저희 작품이 원테이크라는 특수성이 있는 것 같다. 3시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한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게 도전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배우들이 그 안에서 열정적으로 한 땀과 노력들이 작품에 담긴 것 같다"라고 했다.
진선규는 '몸값'의 강점에 대해 "다른 출품작들과 장르적으로 파격적인 느낌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일단은 호흡이 원테이크 방식이다 보니까 촬영 기법에 있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캐릭터들에 대해 색다른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라고 했다.
특히 배우들은 '몸값'을 넘어 K콘텐츠의 강점에 대해 입을 모았다. 진선규는 "'몸값' 이전에 많은 작품들로 인해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번에 '몸값'이 시리즈 부문에서 저희 작품을 제일 먼저 컨택해주시고 초청해주셨다는 얘기를 듣고 저희 작품도 있지만 그 전에 쌓아온 K콘텐츠의 힘이 정말 크다는 걸 느꼈다. 더불어 저희 작품을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해서 그 반응을 느끼고 싶다"라고 했다.
전종서는 "K콘텐츠에 대해서는 해외 분들이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 예전에 나온 드라마들부터. 그런데 또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다. OTT가 활성화되면서 전 세계인들이 한국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데 아직은 어떤 걸 재미있게 봐주시는지 모르겠다. 거기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게 된다. ‘몸값’을 봤을 때는 제 가까운 친구들도 너무 재미있다고 해주시더라. 제가 연기를 하는 입장이라 객관적으로 어떤 걸 얘기하는지 모르겠더라. 그런데 저희도 모니터를 했을 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됐다. 그렇게 저희가 느낀 재미를 같이 공감해주신다는 점에서 체험적인 작품이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현지 관계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고 싶은 반응은 무엇일까. 진선규는 "재미있고 흥미롭게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 같다”라고 했다. 전종서 또한 "'몸값'이라는 실험적인 작품이 통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해외 분들이 국내 분들과 다르게 느낀 포인트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몸값’을 통해 한국 콘텐츠가 가진 유쾌함을 다시 한번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장률은 특히 "저희 작품이 중간중간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다. 인물들이 대화하고 이럴 때 코미디적인 순간들이 발생하는 게 있다. 그런 순간들을 어떻게 봐주실지 그게 많이 기대가 된다. 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촬영 중 가장 힘든 순간도 밝혔다. 진선규는 "저희 셋의 공통적으로 힘든 건 추위였다. 극 초반부터 젖어있어야 했다. 세트에서 찍다가 마지막에 탈출해서 호수로 나왔을 때 진짜 먼 거리에서 거기를 수영하고 나갔다. 그리고 그 호수에 올챙이 수천마리가 있었다. 그때 생각하면 올챙이 한 두마리는 먹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전종서는 "정말 추위와 많이 싸웠다. 따뜻해지려고 하면 옷을 적셔야 했다. 계속 추웠다가 몸을 데우니까 체력을 많이 소모해야 했다. 계속 세트에서 찍다가 호수 장면은 실제 호수에서 찍었는데 실제 헤엄쳐서 꽤 긴 거리를 나와야 했는데 그때 올챙이가 부화하는 시기였다"라고 거들었다.
이에 장률은 "누워서 두 분이 오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제가 좀 비교적 편하게 있었다. 몸이 많이 다친 콘셉트라 그랬다. 그 호수에 다같이 모였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전종서는 "이전에 선배 배우님들이랑 감독님들이 너무 잘 빚어오신 길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이어지면서 현재 가장 핫한 OTT로 오게된 것 같다. 콘텐츠, 영화 시장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르겠지만 시리즈 부문에서는 스타트를 끊을 수 있는 작품의 배우로 오게된 게 뜻깊고 영광인 것 같다"라고 했다.
진선규는 "바람은 사실 이런 작품들이 더더욱 나와서 이 흐름이 끊기지 않고 많은 해외 분들에게 K콘텐츠가 더 많이 보이고 관심을 받는 거다"라고 했다. 전종서 또한 "저도 우리나라 만이 가진 콘텐츠를 가지는 기술력과 매력과 무관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배우로써도 어떤 차별점을 갖고 연기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 같다. 그런 고민들을 잘 해서 앞으로도 연기 생활을 하고 싶다. 열심히 고민 끝에 연기를 하다 보면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께서도 이런 경험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몸값’을 포함해 K콘텐츠 전반의 장점이나 매력은 무엇일까. 진선규는 "일단 다양성에 있어서 얘기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전종서는 "'몸값'을 구성하는 각자의 캐릭터들이 가진 성격이나 서로 주고받는 말들이 한국적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저런 대처와 대응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봤는데 그걸 블랙 코미디로 보이게 연출해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진선규는 "우리가 해외를 목적으로 콘텐츠로 만들진 않는다. 한국의 이야기를 만드는데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라는 느낌도 든다. '세계로 가야해'라고 만드는 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걸 외국에서 새롭게 봐준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우리 같은 게 세계적으로 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률은 "이걸 이길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monamie@osen.co.kr
[사진]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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