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산 김정옥 사기장, 鱖(궐)조선 도자로 거슬러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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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5주년을 맞는 '2023년 문경찻사발축제'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경북 문경에서 열린다.
'문경찻사발축제'는 문경 찻사발이 전통도자기를 넘어 일상생활 곳곳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명품 도자 축제다.
이를 이은 7대 김정옥 사기장은 아버지 김교수로부터 전통 도자 제작기법을 이어받고 60여년에 걸친 시간 동안 선친의 가마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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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영조 이래 300년 맥을 이어온 도예 명가 영남요 재조명
조선 왕실 백자의 정결한 기품을 담아내는 사기장의 꿈
[더팩트ㅣ문경=오주섭기자] 올해로 25주년을 맞는 ‘2023년 문경찻사발축제’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경북 문경에서 열린다.
‘문경찻사발축제’는 문경 찻사발이 전통도자기를 넘어 일상생활 곳곳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명품 도자 축제다.
이 축제가 명품으로 자리 잡기까지 열일을 마다치 않았던 인물 국가무형문화재, 백산 김정옥 선생이 있었다.
이와 함께 백산이 일평생 꿈꾸어 온 조선 영조 이래 300년 맥을 이어온 도예 명가 영남요가 재조명 되고 있다.
분청과 철화 그리고 청화에 이르는 다양한 전통 도자의 재료와 기법으로 구현된 궐(鱖)의 멋은 시련을 인내하며 혼신의 힘으로 300년 도예명가의 맥을 지켜온 백산의 집념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25년이 지난 지금 문경 찻사발 축제는 열과 성을 다한 백산을 언급치 않으면 서운할 정도다. 백산 가문은 9대를 이어온 300년 도예 명가 집안이다.
도예 명가 집안에서 태어나 조선 영조시대 도예에 입문한 1대 김취정 사기장으로부터 이어지는 2대 김광표 사기장, 3대 김영수 사기장, 4대 김낙집 사기장, 5대 조선왕실 분원에서 일한 김비안 사기장, 6대 김교수 사기장 역시 조선왕실 분원에서 사사를 받았다.
이를 이은 7대 김정옥 사기장은 아버지 김교수로부터 전통 도자 제작기법을 이어받고 60여년에 걸친 시간 동안 선친의 가마를 이어왔다. 그리고 아들 8대 김경식 사기장, 9대 손자 김지훈이 영남요를 이어가고 있다.
백산은 "매일 매일 반복되는 태토 선별작업과 물레질 그리고 운필연습, 조선 영조시대 이후 가문에 전승되어온 조선 도자의 기술을 온몸으로 체화 과정을 거쳤다"고 회고했다.
<더팩트>가 17일 백산 김정옥 선생을 만났다.
"당시 양은그릇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사기그릇을 찾지 않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아찔하다"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도예명가의 명이 끊어지지 않을까 번뇌와 고뇌로 수많은 밤을 세웠다"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런 노력이 오늘에서야 전통도자분야에서 최초로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에 선정되는 당연한 결과물이 됐다.
백산은 평생에 걸쳐 작업해 온 쏘가리 문양인 궐(鱖)을 표현한다. "쏘가리는 우리 민족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물고기"라고 설명한다.
"쏘가리 물고기 문양은 풍요로움과 여유, 생명과 다산 그리고 등용과 출세처럼 밝고 긍정적인 가치를 지녀 예로부터 그림과 도자기 시문의 소재로 널리 애용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그중에서도 한자어로 궐(鱖魚)이라고 표기하는 쏘가리는 임금이 사는 궁궐(宮闕)의 궐과 독음이 같아 입신양명을 상징하는 의미로 그려졌다고.
이어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쏘가리는 고귀하고 여유로운 삶을 의미하여 당나라 시인 장지화는 ‘복사꽃 흐르는 물에 쏘가리 살찐다(桃花流水鱖魚肥)’라는 시를 남겼을 정도"라며 쏘가리 예찬론을 펼쳤다.
백산 도자기에는 이 생명체가 지닌 본연의 특징이 간결하면서도 힘찬 필치로 표현되어 있다. 격식에서 벗어난 자연스러움과 소박함이 담겨있으면서도 기운이 생동하는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백산 김정옥 사기장의 쏘가리 문양은 그의 삶을 대변하는 듯 하다는 평이다.
백산 김정옥선생은 "자신의 도예 업적에 대한 인정이라기보다는 이름 없이 살다 가신 선대 사기장인들의 기나긴노력과 헌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을 낮췄다.
이어 "국가사기장 전수관 건립을 통해 가문의 전통 도자제작 기법을 후속 세대에게 전수하고 한국 도자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는데 인생을 기여코자 한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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