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격에 안 산다"던 악성 미분양... LH "이제 안 산다"
매입대상서 미분양 제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부터 임대주택용 매입임대 대상에서 미분양 주택을 빼기로 했다. 앞서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를 원가 수준에 사들여 고가 매입 논란이 일자 내놓은 조치다.
LH는 17일 이런 내용의 매입임대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고가 매입 방지를 위해 가격 산정체계를 바꾼 게 골자다. 이미 다 지어진 주택을 사들여 임대로 공급하는 준공주택매입의 경우 2개 감정평가업체의 평가금액을 산술 평균해 매입가격을 정하던 방식을 앞으로 무조건 원가 수준 이하로 매긴다는 방침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시장에서 외면받은 만큼 이를 가격에 반영하면 대략 원가보다 20~30% 낮은 수준으로 매입가격을 정할 수 있다는 게 LH 설명이다. 다만 준공주택이라 하더라도 칸타빌 같은 악성 미분양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LH가 민간사업자와의 매입 약정으로 준공 후 매입하는 신축매입은 발달장애인, 청년 등 수요자 특성에 맞춰 짓는 주택인 점을 감안해 지금처럼 감정평가금액으로 매입가격을 책정한다. 대신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협업해 만든 '매입임대 전용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매입가격을 5~10% 낮출 계획이다. 감정평가사 2곳 선정은 협회 추천으로 바꾸고, 감정평가금액은 감정평가사협회 사전 심사와 한국부동산원 사후 타당성 조사를 거치도록 했다.
LH는 바뀐 규정에 따라 올해 준공주택매입·신축매입을 합쳐 전국에서 총 2만6,461가구(수도권 1만7,838가구)를 매입할 예정이다. 신축매입이 2만2,375가구로 84%를 차지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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