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법·IRA' 바이든 웃다…美에 투자금 3년 전의 20배 몰려
2021년 투자금의 2배·2019년 20배…
韓·日·대만 등 해외기업 투자 3분의 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정책에 힘입어 관련 미국 제조업에 막대한 투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조 원에 달하는 세액공제 및 보조금의 유혹에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핵심기술 유출 가능성 등 각종 논란에도 대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셈이다.
1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8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이하 반도체법)이 의회를 통과한 이후 미국 반도체 및 청정기술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규모를 자체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약 9개월 동안 미국 반도체 및 청정기술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총 2040억달러(약 267조4032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분야의 2021년 전체 투자액의 약 2배, 2019년 대비로는 약 2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IRA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탈탄소화 공약에 따라 청정기술에 대한 3690억달러(483조3162억원) 규모의 세액 공제 혜택이 담겼다. 반도체법에는 중국 등에 집중된 반도체 제조를 미국에서 활성화하고자 생산에 390억달러(51조822억원) 등 527억달러 보조금과 240억달러(31조4352억원) 상당의 투자 세액 공제(25%)가 포함됐다.
이번에 집계된 투자액 중 해외 기업의 투자는 약 3분의 1로 "대만, 한국, 일본 기업 등이 해외 투자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FT는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LG, 한화, 롱지 등 아시아 대기업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며 올해 추가된 투자 규모가 400억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2019년 해당 분야에서 10억달러 이상의 투자 건수는 4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후 31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8월 이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및 재생에너지 부품 생산 공장에 대한 최소 1억달러 이상의 투자 건수는 75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컬린 헨드릭스 선임연구원은 FT의 분석 결과에 대해 "이는 엄청난 규모이자 공급망 개발 측면에서 한동안 볼 수 없던 것으로, (기업들의 공급망이) 시속 0마일에서 시속 100마일(약 161km) 수준으로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들의 투자로 총 8만2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미국에서 창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앞으로 기업들의 더 많은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정부가 이에 따른 추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우리는 현재 미국 내 투자 관련 지각변동을 목격하고 있다"며 IRA·반도체법 시행에 따른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FT는 IRA과 반도체법이 모두 보조금과 세액공제 요건과 관련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IRA는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 관련 북미에서의 최종 조립,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 사용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있다. 또 반도체법 보조금 혜택 조건으로는 기업의 경영 정보는 물론 반도체 웨이퍼수율, 분기별 가동률 등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도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는 미국이 공급망에서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동맹국에 '갑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IRA가 서구를 분열시킬 수 있다"며 우려했고, 유럽연합(EU)은 IRA에 대응해 해외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경쟁 산업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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